권순태 만나는 수원팬, 뜨겁고 냉정하게 빅버드 울려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10.24 05: 49

뜨거우면서도 냉정한 응원 소리가 빅버드를 채우길. 수원 삼성이 염원의 아시아 무대 결승을 위해 중대일전에 나선다.
수원 삼성은 24일 오후 7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가시마 앤틀러스와 4강 2차전에 나선다.
앞서 수원은 지난 10월 3일 열린 4강 1차전 가시마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분패했다. 경기 초반 데얀의 골과 상대의 자책골을 앞세워 2-0으로 앞서갔으나 내리 3골을 내주며 역전패를 허용했다.

그래도 원정에서 2골을 넣은 만큼 홈 경기 결과에 따라 결승행을 꿈꿀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만약 3골 이상을 내주지 않으면, 1골 차로 이겨도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수원은 아직까지 단 한 번도 ACL 결승 무대에 올라선 적이 없다. 현행 ACL 체제로 개편된 이후 지난 2011년에 기록한 4강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만약 ACL 결승에 진출한다면 수원의 새 역사를 쓰게 되는 것이다.
한편 수원-가시마전은 한국과 일본의 마지막 클럽들이 맞대결, 미니 한일전으로 축구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 취재진이 20여명이 전날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할 정도. 한국 기자들도 20여명 가까이 찾아오면서 공식 미디어데이는 한일 양국의 기자들로 가득찼다.
수원과 가시마의 2차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지난 4강 1차전서 가시마의 권순태와 수원의 임상협이 충돌을 일으켰다.
당시 권순태는 경기 도중 플레이가 멈춘 상황에서 이유 없이 임상협에게 킥과 박치기를 시도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경기 후 권순태의 인터뷰도 화제였다.
경기 직후 권순태는 임상협에 대한 사과 없이 “한국 팀에게는 더욱 싫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엄청난 비난을 샀다.
권순태는 이후 자신의 인터뷰 발언에 대한 해명함과 동시에 개인적으로 임상협에게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태는 전날 가시마의 공개 훈련에서 밝은 모습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권순태는 직후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도 정중하게 사양하며 경기 준비에 힘썼다.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여전히 많은 수원 팬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질세라 가시마 서포터즈 역시 권순태를 향한 응원 준비에 분주하다.
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가시마 서포터즈가 준비한 걸개 중 30% 이상이 권순태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한편 AFC는 ACL에서 상대 팀이나 선수에 대한 비방이나 비하 메시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일부 수원 팬들이 권순태를 향한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면, 자연스럽게 수원 구단에 강력한 징계가 내려올 확률이 높다.
수원 관계자는 “수원 팬들이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셨으면 좋겠다”면서도 “상대 선수에 대한 비난 메시지보다는 우리 선수에 대한 응원 메시지가 많았으면 좋겠다. 상대 선수에 야유는 콜로도 충분하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수원은 SNS를 통해 팬들에게 절제있는 응원을 당부했다. 수원 입장에서는 너무나 중요한 경기이다. 염원의 ACL 결승 무대를 위한 무대에서 잡음이 나와서는 안된다.
수원의 행진을 위해 팬들의 뜨거우면서도 냉정한 대처가 요구된다. 빅버드를 뜨거운 응원으로 울리면서도 냉정한 야유로 구단과 팬 스스로의 품위를 지킨다면 수원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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