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회피에 급급했던 권순태, 해명 대신 그저 침묵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10.25 05: 46

여러 논란의 당사자인 권순태는 침묵만 지켰다. 한국 취재진 뿐만 아니라 일본 취재진과 인터뷰도 거절하며 논란만 남긴 채 경기장을 떠났다.
수원 삼성은 지난 24일 오후 7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 가시마 앤틀러스와 경기에서 3-3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은 1,2차전 합계 5-6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선제골을 내줬던 수원은 후반 15여 분만에 3골을 넣으며 기세를 탔지만 아쉬운 수비로 2골을 내주며 분패했다.

반면 이날 승리로 가시마는 ACL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가시마는 ACL 결승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와 홈(11월 3일) - 어웨이(11월 10일) 방식으로 우승컵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 수원과 가시마 서포터즈들은 열렬한 응원전을 이어갔다. 특히 1차전서 비매너 플레이로 논란이 된 권순태를 두고 치열한 다툼이 이어졌다. 권순태는 앞선 1차전서 볼 경합 과정에서 임상협을 걷어 차고 박치기를 시도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권순태의 인터뷰도 문제였다. 그는 경기 직후 인터뷰서 일본 취재진을 향해 "한국 팀이라 특히 지고 싶지 않았다. 특히 전 소속팀인 전북 현대를 꺾고 올라온 팀이기 때문에 꼭 승리하고 싶었다"고 말해 성난 팬심에 불을 붙였다. 
가시마의 일본인 동료와 일본인 취재진을 배려한 발언으로 볼 수도 있으나, 분명한 것은 단어나 표현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장 내 비매너 플레이로 '미운털'이 박힌 상황에서는 더욱 언행에 조심해야 했던 것은 자명하다.
자연스럽게 수원-가시마 2차전의 관심은 권순태에게 쏠렸다. 전날 미디어데이가 끝나고 가시마 공식 훈련이 시작되자 한국 취재진은 권순태를 만나기 위해 기다렸다. 권순태는 해당 논란이 커지는 것을 우려했는지 정중하게 인터뷰를 사양했다. 
경기 당일 수원팬은 권순태에 대한 야유를 멈추지 않았다. 후반 권순태가 수원 팬들이 위치한 N석 앞으로 오자 경기장은 야유로 울렸다. 그 때문일까. 후반 시작과 동시에 권순태는 내리 3골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매 장면마다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특유의 순발력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가시마는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2골을 넣으며 극적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권순태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환호했다. 그는 가시마 응원단 앞에서 인사를 하며 결승행의 여운을 즐겼다. 
이날 경기 후 한일 양국의 기자들은 권순태의 인터뷰를 위해 공동 취재구역인 믹스트존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권순태는 부상을 치료하고 있는 정승현과 함께 오랜 시간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한 시간여 시간이 지난 후 정승현과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부상으로 큰 고통을 겪었던 정승현은 한국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하지만 권순태는 이날도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을 외면했다. 이어폰을 낀 그는 인터뷰를 요청하는 취재진을 쳐다보지도 않고 '죄송합니다'란 한 마디를 남긴 채 그대로 믹스트존을 떠났다.
전날에 이어 경기 당일에도 권순태는 여러 민감한 사항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자 인터뷰를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일본 취재진에 따르면 권순태는 일본 미디어와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고 바로 구단 버스에 탑승했다고 한다.
권순태는 1차전 인터뷰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정작 2차전에서는 오히려 침묵만을 지켰다. 프로 선수라면 자신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서 '침묵'만 지키기 보다는 '사과'나 '입장 표명'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권순태는 '미디어 패싱'으로 논란을 회피하는데 급급했다.
곤란한 상황을 피하고자 침묵만 지키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권순태가 프로라면 스스로 잘못된 행동과 발언으로 공분을 일으킨 만큼 책임감 있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권순태는 '죄송합니다' 만 남긴 채 경기장을 떠났다. 기나긴 그의 침묵은 씁쓸한 뒷맛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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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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