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人] 롤드컵 도선사 '빠른별' 정민성의 꿈, "더 좋은 코치"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10.25 11: 50

LCK를 대표했던 LOL 1세대 프로게이머에서 이제는 전 세계 LOL씬에서 주목받는 지도자가 됐다. 2016년 EDG부터 시작한 지도자 3년차 '빠른별' 정민성 C9 코치는 매년 팀을 바꿔가면서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올라오고 있다. 이번에 그의 조련을 받은 팀은 북미 e스포츠의 명가 '클라우드 나인(C9). C9은 24강 플레이-인 스테이지 시작 당시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지만 어느덧 그룹 스테이지를 넘고 8강 관문을 통과하며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롤드컵 도선사'로 거듭난 정민성 C9 코치를 OSEN이 롤드컵 기간 서울과 부산에서 두 차례의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제는 초보 지도자에서 선수들의 심리와 팀의 성적을 이끄는 능력있는 지도자로 성장한 정민성의 롤드컵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민성 코치는 선수시절 빠른 로밍과 미드 라이너지만 강렬한 이니시에이터로 '한 타의 프로스트'라는 말의 출발점이 되기도 했다. LCK 최고 인기팀이었던 CJ 프로스트의 간판 미드라이너 였지만 '빠른별' 정민성은 짧고 굵은 선수 생활로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1년 선수를 시작해 온게임넷 초청전 형태로 열렸던 2012 LOL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시작으로 그해 스프링시즌 준우승, 서머 우승을 거쳐 첫 롤드컵서 준우승의 위업을 세웠다. 그렇지만 2013년을 거치고 2014년 1월 당시 우리나이로 스물 두살에 공식적으로 은퇴하게 된다. 
그는 2년간의 공백기를 거치면서 방황을 마무리하고 LPL의 대표적인 강호 '에드워드 게이밍(이하 EDG)'에서 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출발하게 됐다. EDG시절 서머 시즌 우승과 롤드컵 8강행을 견인한 그는 이듬해인 2017년에는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겼고, MSI 우승, 롤드컵 준우승에 기여했다. 
2018년에는 북미로 자리를 옮겼다. 스프링 스플릿은 플라이퀘스트에서 보냈지만 서머 스플릿을 앞두고 C9에 코치로 합류해 3년 연속 지도자로 롤드컵 무대를 밟게됐다. 
LOL e스포츠에서 가장 기본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롤드컵에 선수시절을 포함해 네 번째 참가한 소감부터 물어봤다. 정민성 "롤드컵에 온다는 것은 언제나 큰 의미가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팀에 속해있다는 사실만으로 더 자부심이 생긴다. 앞으로도 매년 출석 도장을 찍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3년 연속 팀을 롤드컵으로 이끄는 비결을 묻자 그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그런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깐 더욱 즐겁게 일할 수 있었고, 그 점이 좋게 작용한 게 아닐까 한다"며 자신 보다는 주변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번 롤드컵을 통해서 자신의 진가를 다시 확인한 정민성 코치. 스프링 스플릿 종료 후 플라이퀘스트와 계약이 해지된 직후 그에게는 다시 한 번 러브콜이 밀려들어왔다. 그는 북미 진출 이후 플라이퀘스트를 떠나 C9에 합류한 연유에 대해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들려줬다. 
"플라이퀘스트와 팀의 목표나 방향, 선수 기용 방식이 아쉽지만 크게 안맞았다. 팀에서 나오고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인 팀에 들어가고 싶었서 나오게 됐다. 나오고 중국, 미국 등 고맙게도 다양한 팀들과 이야기를 했었다. 계약 조건은 중국 팀들이 굉장히 좋았지만 한번 더 북미에 도전하고 싶었고 그러던 도중에 (복)한규형과 이야기를 하게 됐다. 당시 C9은 스프링 시즌 성적이 좋지 못했고, 한규형은 일손이 부족해 같이 일할 수 있는 코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른 팀들도 보면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저는 예전부터 한규형과 잘 맞아서 믿고 따를 수 있는 형이었고, SK텔레콤 김정균 감독님도 C9이 제일 좋은 선택인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신것이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됐다."
LPL LCK LCS NA 등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느낀점이 궁금했다. 정 코치는 문화적인 차이점을 언급하면서 그렇지만 자신은 열심히 하는 선수들을 만난 복이 많은 코치라며 활짝 웃었다.
"문화의 차이도 조금씩 있지만 다들 비슷하다. 굳이 말하자면 한국 선수들은 좋은 감독, 코치들 밑에서 배웠기 때문에 프로 마인드가 잘 잡힌 선수들이 많다. 다른 지역 선수들은 그런 프로 마인드가 잘 갖춰진 선수들이 적은 편이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복이 많은 코치라 열심히 하는 선수들을 만났다. 스스로 열심히 하는 해외 선수들을 만나면 코치 입장에서 정말 편하다."
북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LOL에 대한 애정을 다시 확인했다는 것이 정민성 코치의 말. 
"LOL은 가장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다. 선수 은퇴를 할 때만 해도 롤이 정말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롤 말고 다른 게임은 정말 재미가 없다. 일과가 일찍 끝나는 날에 가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고급 레스토랑 가는 기분으로 하는 정도다.(웃음)" 
마지막으로 정민성 코치에게 앞으로 목표와 10년 뒤 목표를 물었다. 그의 머리 속에는 온통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다.
"우선 롤드컵 4강을 간 건 너무 기쁘다. 운이 더 따라준다면 결승도 가보고 싶다. 코치를 하면서 매년 배우고 있다. 다른 스포츠를 보면 정말 오랜 기간 코치일을 한 분들이 계시지만 한국 e스포츠 감독, 코치님들도 마찬가지로 경험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3년차밖에 되지 않았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그래서 10년 후엔 지금보다 훨씬 좋은 코치가 돼있었으면 좋겠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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