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도 김해숙도 다 불쌍한 '나인룸'이다.
28일 방송된 tvN '나인룸' 8화에서 기유진(김영광 분)은 마침내 장화사와 을지해이의 몸이 바뀐 걸 믿게 됐다. 계속 자신이 을지해이(김해숙 분)라고 주장했던 사형수가 자신이 선물한 반지를 갖고 있는 걸 보고 그가 자신의 연인이란 걸 받아들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을지해이는 자신이 사형수 장화사의 몸으로 췌장암 말기인데다 3개월 후 죽는다는 사실을 들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네. 60살 넘은 사형수랑 몸이 바뀌었는데 게다가 암이라니. 3개월 뒤 122번 장화사로 죽어야 되니?"라며 울부짖었다.
기유진은 "되돌려 놓을게. 내가 장화사한테서 네 몸 네 인생 꼭 되돌려놓을게"라며 우는 을지해이를 달랬다. 그는 제세동기와 자신이 필요충분조건이란 걸 느꼈다. 을지해이는 "췌장암 얘기하지 말고 장화사를 데려오라"고 했다.
그러나 장화사는 기산(이경영 분)으로부터 교도소에 있는 자신의 몸이 췌장암 4기란 걸 알게 됐다. 기산은 "길어야 3개월 산다는데 형 집행정지로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살던 곳에서 살게 해"라고 말했고 장화사는 다시 한번 복수의 칼을 갈았다.
기유진은 을지해이의 몸을 한 장화사에게 "어떻게 그렇게 감쪽 같이. 해이인 척. 해이의 옷을 입고 해이의 직장에서 해이의 동료들과. 어떻게 그렇게 해이를 바라볼 수 있었냐. 이제 그만 내게 해이를 돌려 달라"고 부탁했다.
장화사는 "돌려줄 방법을 알면 돌려줬겠지. 사형수로 34년을 살았다. 남의 몸으로 내가 살겠다고? 그렇게 질척거리며 목숨을 구걸하진 않는다"며 기유진과 다음 날 만나 을지해이와 몸을 바꾸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다음 날, 기유진과의 약속 장소에 가다가 돌연 도망쳤다. "나는 아직 이 몸으로 할 일이 남아 있다. 추영배를 응징할 날까지. 해이야 제발 시간을 줘"라며 고봉삼(오대환 분)과 함께 엄마(손숙 분)를 만나러 갔다.
그러나 화장실에서 장화사는 납치됐고 정신을 잃은 채 어딘가로 끌려갔다. 알고 보니 을지해이가 시킨 것. 기유진은 을지해이가 시킨 대로 정신을 잃은 장화사를 병실로 몰래 데려왔다. 기유진은 두 사람의 영혼을 다시 바꾸려고 제세동기를 틀었다.
몸이 바뀐 장화사와 을지해이 모두 짠내나는 캐릭터다. 돈과 권력만 보며 안하무인 변호사였던 을지해이는 췌장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형수로 교도소에 갇혀 죽을 운명을 바꾸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살인 누명을 쓴 장화사는 "이 몸을 돌려주기 싫은 건 안쓰러운 어머니 때문이라고 믿었다. 진실이 아니었다. 다음은 기산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복수를 끝내야만 체인지백 할 수 있다고. 반쯤 진실이었다. 그냥 나는 해이의 이 모습이 좋은 거구나. 내가 지나친 청춘의 한 때가 고스란히 주는 압도적인 존재감. 나는 해이에게 이 몸을 돌려주기 싫은 거였다"고 속내를 털어놨던 바다.
장화사도 을지해이도 둘 다 안쓰럽기 그지없다.
/comet568@osen.co.kr
[사진] '나인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