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서 관중 숫자에 이렇게 관심이 높았던가. 올해 포스트시즌에는 경기 승패 만큼 관중 매진 여부에 대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한화-넥센의 준플레이프 1~4차전은 모두 매진이었는데, SK-넥센의 플레이오프 1~4차전에는 한 번도 매진이 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야구 열기가 식었다, 관중 흥행에 비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흥행 실패도 아니다. 플레이오프까지 지난해와 올해 포스트시즌을 비교하면 관중 숫자와 입장 수입은 별 차이가 없다.
플레이오프 1~2차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은 매진(2만 5000명)은 안 됐지만 2만 4219명, 2만 3642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거의 매진과 다름없는 관중 숫자였다. 궂은 날씨, 암표상의 경기 전날 밤 무더기 취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고척돔(1만 6300명)에서 열린 3~4차전에는 1만 3839명, 1만 1683명의 관중이 찾았다. 준플레이오프 때보다는 적었다. 그럴만했다. 올 시즌 넥센 홈 관중은 45만 4574명, 경기당 평균 6314명이다. 올 시즌 최하위 NC(44만 2872명)에 이어 2번째로 최소 관중이다. SK는 원정 경기 관중은 경기당 8779명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플레이오프 3~4차전은 홈 관중 9위팀과 원정 관중 10위팀의 경기, 매진을 성공하기 힘든 매치업이었다.
SK와 넥센이 올해 고척돔에서 치른 8경기 총 관중은 3만 2948명이었다. 금,토,일 2경기씩 치르고, 수,목 1경기였음에도 경기당 평균 4118명에 그쳤다. 그렇지만 플레이오프 3~4차전 관중 수는 시즌 때보다 3배 넘는다. 넥센 홈팬과 SK 원정팬이 많이 찾아온 숫자다.
그렇다면 흥행 실패일까.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9경기에서 총 14만 6698명의 관중 숫자와 44억 7063만 5000원의 관중 수입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까지(10경기) 관중은 17만 8424명이었다. 수입은 51억 174만 4000원.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 2만 명 정도 관중이 온다면, 5억 5000만원 정도 관중 수입이 예상된다. 5차전 예상 숫자를 합하면 플레이오프까지 10경기, 지난해와 올해 관중 수와 수입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해 포스트시즌은 플레이오프까지 NC, 롯데, 두산 홈구장에서 10경기가 열렸다. 2만 명이 넘는 홈구장을 지닌 롯데(2만6000명), 두산(2만5000명)의 홈경기가 5경기였다. 올해는 넥센, 한화(1만2400명), SK의 홈구장에서 열리고 있다. 2만 명이 넘는 홈 구장은 SK(3경기) 뿐이다. 그럼에도 별 차이가 없다. 매진이 아닌들 큰 의미를 두고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넥센과 SK는 팀 연봉 1~2위 팀들, 팬층이 두터운 팀을 제치고 포스트시즌에 올라왔다. '가을축제'를 즐기되 폄하할 이유는 없다. 관중석이 아닌 그라운드에 이야기 거리가 넘친다.
올 시즌을 끝으로 힐만 SK 감독은 팀을 떠난다. 힐만 감독에겐 KBO리그에서 몇 경기 남지 않은 경기들이다. 최정, 로맥, 김동엽, 한동민 등의 홈런포와 가을 무대에서 힘을 내는 김강민, 박정권 베테랑들의 활약이 뜨겁다.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왔다. 최원태, 이정후, 이택근 등 주전들이 곳곳에서 부상으로 빠졌지만 안우진, 이승호 등 젊은 투수들과 임병욱, 송성문 등 덜 주목받았던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관중 숫자 보다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더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가을야구'의 주인공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자꾸 언론에서 관중 없다고 보도하면, 이를 본 관중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고 아쉬워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