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5 오!쎈人] ‘대타 싹쓸이타’ 최항, 형과 감독 모두 살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03 00: 20

모두를 구한 한 방이었다. 최항(24·SK)이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팀의 한국시리즈행에 일조했다. 
최항은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3으로 맞선 6회 2사 만루에 대타로 출전, 안우진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터뜨리며 경기 분위기를 일거에 뒤집었다.
시리즈 들어 출전 기회가 마땅치 않았던 최항이었다. 2루수로는 강승호가 계속 선발 출장하고 있었고, 대타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 4차전에서 부상을 당한 이재원을 대신해 6회 대타로 한 타석을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 준비를 하며 기회를 기다린 최항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빛났다.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넥센 두 번째 투수 한현희가 김성현 강승호에게 모두 볼넷을 내주고 만루에 몰렸다. SK는 여기서 좌타자 최항을 냈고, 넥센은 최항이 들어서자 우완 안우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넥센으로서는 그 시점에서 투입할 수 있는 최고의 투수를 낸 셈이었다.
초구와 2구 슬라이더에 대처하지 못한 최항은 3구째 하이패스트볼에 속지 않았고,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슬라이더(143㎞)를 그대로 받아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슬라이더에 세 번 속지는 않은 셈이었다. 이 역전타에 힘입어 경기 분위기를 완벽하게 장악한 SK는 9회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연장 10회 극적인 백투백 홈런에 힘입어 이겼다. 9회에 경기가 끝났다면 이날 데일리 MVP는 최항이었다.
최항은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 슬라이더를 노리고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즉 안우진의 리그 정상급 슬라이더를 감각적으로 잡아 당겨 우중간을 갈랐다는 의미다. 최항의 타격 스킬과, 현재 타격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친형인 최정이 6회 샌즈의 3루 땅볼 때 병살 플레이에 실패한 것을 지우는 한 방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이 경기가 한국에서의 감독 경력 마지막일 수도 있었던 트레이 힐만 SK 감독에게 최소 4경기를 더 선물하는 한 방이기도 했다. 이제 SK는 오는 4일부터 정규시즌 챔피언 두산과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 돌입한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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