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인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이름 앞에 명예로운 수식어가 붙었다. 힐만 감독의 리더십 속에 SK의 가슴에도 별이 하나 추가됐다.
SK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5-4로 이겼다. SK는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 무대를 밟았다. 2007년, 2008년, 2010년에 이어 창단 후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모든 주역들의 환상적인 마무리였지만, 트레이 힐만 SK 감독만큼 완벽한 마무리도 없었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 SK에 부임한 힐만 감독은 2년간 팀을 이끌면서 체질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성적까지 뒤따르며 끝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국적 감독으로는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값진 명예도 안았다.

니혼햄과 캔자스시티 감독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힐만 감독은 2017년 부임 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전년도 6위에 머물렀던 SK는 지난해 에이스 김광현의 수술 공백까지 겹쳐 전망이 어두웠다. 시즌 시작부터 연패에 빠지며 어려운 시기를 일찍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차분하게 어려운 과정을 풀어나갔고, 결국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김광현이 돌아온 올해는 관리 야구의 정수를 선보이며 정규시즌 2위라는 쾌거를 거뒀다.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진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운드에서는 김태훈을 제외하면 특별히 혹사당한 선수 없이 무난하게 시즌을 끌어나갔고, 타선도 2년 연속 20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거포 군단의 위용을 완전히 굳혔다.
이런 힐만 감독의 철저한 관리와 정공법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도 통했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접전 끝에 끝내 극적인 승리를 거뒀고,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무리하지 않는 운영으로 차분하게 시리즈를 풀어나간 끝에 정규시즌 최강자를 꺾었다. 시리즈를 길게 내다본 힐만 감독의 큰 그림이 우직하게 획을 그리며 두산을 무너뜨렸다.
힐만 감독은 니혼햄 시절이었던 2006년 일본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강호가 아니었던 니혼햄을 인내심 있게 끌고 갔고, 우승 후 ‘신지라레나이’(믿을 수 없군요)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동아시아 또 하나의 수준 높은 프로리그인 KBO 리그에서도 최종 토너먼트 승자가 됐다. 한·일 동반 제패라면, 어쩌면 당분간 나오지 않을 대업을 이룬 채 명예롭게 팀을 떠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