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예상과 같이 잠잠하게 흘러가고 있다. 각 구단들의 행보가 예년에 비해 적극적이지 않은 가운데 싱거운 시장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들의 참전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뜨거워질 수도 있다.
올해 FA 시장에는 현역 최고의 포수로 불리는 양의지를 비롯, 이재원 최정 등 몇몇 굵직한 FA 선수들이 시장에 나왔다. 예년에 비하면 S급, A급들이 다소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타 팀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선수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아직 뜨거워지지는 않은 단계다. 기본적으로 외부 FA 시장에서 철수한 팀들이 상당수이기에 그렇다.
시점에 따라 ‘큰 손’이 됐던 한화와 KIA, 삼성은 일찌감치 외부 FA 시장에서 철수를 천명했다. 내부 FA 잔류와 육성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넥센은 전통적으로 외부 FA에 큰 관심이 없는 팀이고,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KT도 외부 FA에 대해서는 미지근한 반응이다. SK와 두산은 집토끼를 잡는 게 더 급하다. LG는 일단 FA보다는 트레이드를 먼저 보고 있다. 최대 8팀은 외부 FA에 관심을 두지 않을 상황인 것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어렵다. 경쟁이 붙지 않는 곳에 몸값 폭등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아직 신중하게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대기 수요가 있다는 평가다. NC, 롯데와 같은 팀들이 그렇다. 이들은 시장에 뛰어든다는 확실한 메시지도 없으나, 그렇다고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드러내지 않았다는 게 야구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팀은 NC다. NC는 창단 초기 과감한 FA 영입으로 재미를 봤던 팀이다. 상위권에서 하위권으로 추락한 NC는 이동욱 감독 선임과 함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포수 포지션인데 시장에 양의지와 이재원이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종문 단장도 23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오프시즌에는 전력 보강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를 확실한 참전 의사라고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문은 열어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한 관계자는 “다른 팀과는 달리 NC는 팀 페이롤에 여유가 있다. 모기업의 결정만 있으면 다른 구단에 비해 향후 부담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역시 포수가 급한 롯데 또한 관심을 받고 있는 팀이다. 롯데는 오프시즌의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철수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다. 양의지 이재원의 협상 과정을 계속해서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작부터 협상을 주도하기보다는, 상황을 보고 뛰어들 공산이 크다.
롯데는 NC와는 다르게 팀 연봉 구조의 부담이 크다. 근래 FA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이는 앞으로 2~3년 내에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는 명제로 돌아온다. 마지막 승부수는 아직 남겨두고 있다는 평가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