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59) 감독을 저격한 안토니 헤이(48) 미얀마 감독을 향해 베트남의 한 언론이 과거를 추적했다.
헤이 감독이 이끄는 미얀마는 지난 20일(한국시간)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0-0으로 비겼다.
이날 헤이 감독과 박 감독은 경기 내내 신경전을 펼쳤다. 특히 헤이 감독은 경기 후 박 감독이 자신과의 악수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박 감독은 경기 도중 헤이 감독이 충돌해 넘어져 있던 베트남 공격수 응우옌 꽁 푸엉을 향해 계속 뭔가 말을 한 것에 대해 "아름답지 않은 모습"이라며 "내가 그에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지 선수에게 하지 말고 내게 말하라'고 외쳤지만 그는 나를 무시한 채 계속 우리 선수를 괴롭혔다"고 악수 거부 이유를 밝혔다
박 감독은 계속해서 "누구를 비난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라. 내일부터 축구의 기본 규칙, 특히 경기장에서 지켜야 할 것을 살펴보기 바란다"고 헤이 감독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24일 베트남 매체 '켄흐14'는 "헤이 미얀마 감독이 끌어내린 사람은 박항서 감독이 처음은 아니다"면서 "선수로나 감독로나 경력이 별로 없는 헤이 감독은 과거 항상 자신의 공격 대상인 '희생양'을 필요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독일인인 헤이 감독이 이런 일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과거에도 항상 이런 식의 투쟁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심지어 자신이 이끌던 팀을 탓할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헤이 감독은 지난 2008년 라이베리아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라이베리아 팬들은 헤이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했다. 하지만 헤이 감독은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라이베리아인들은 2010년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싶어한다"면서 라이베리아인들의 관심을 깎아내렸다.
켄흐14는 헤이 감독이 2009년 케냐 감독에도 올랐지만 케냐축구협회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해 해고됐고 2017년 르완다 감독 시절에는 케냐에 0-2로 패한 뒤 "케냐전은 인정돼선 안된다. 교통, 음식, 호텔 응대 등 대회 모든 것이 형편없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고 꼬집었다.
헤이 감독은 이날 조별리그 최종전인 말레이시아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말레이시아 축구팬들의 심기마저 건드렸다. 그는 "양쪽 진영을 채울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은 팬들이 왔으면 좋겠다. 말레이시아 팬들은 두렵지 않다. 그들은 경기장에 와닿지도 않는다. 그저 11 대 11의 싸움일 뿐"이라고 큰소리 쳤다.
미얀마는 이날 말레이시아에 0-3으로 졌다. 미얀마는 이 경기 패배로 조 선두에서 3위로 내려앉아 스즈키컵에서 탈락했다. 반면 박 감독의 베트남은 조 선두로 4강에 안착, 우승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헤이 감독은 지난 5월 미얀마 23세 이하(U-23) 및 성인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letmeout@osen.co.kr
[사진] 2018 AFF 스즈키컵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