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가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를 출간하고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북앤빌딩 지하 1층에서는 '걷는 사람, 하정우' 출판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영화배우, 감독, 그리고 그림 그리는 사람. 스크린과 캔버스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활동을 펼쳐온 배우 하정우가 이번엔 새 책을 들고 에세이 작가로 찾아왔다.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하정우 에세이의 제목은 '걷는 사람, 하정우'다. 7년 전 '느낌 있다' 이후 두 번째로 출간한 에세이다.
무명배우 시절부터 '트리플 천만 배우'로 불리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울을 걸어서 누비며 출근하고, 기쁠 때나 어려운 시절에나 골목과 한강 변을 걸으면서 스스로를 다잡은 기억을 생생하게 풀어놨다.
이 책에는 '배우 하정우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자연인 하정우가 실제로 두 발로 땅을 밟으며 몸과 마음을 달랜 걷기 노하우와 걷기 아지트', 그리고 걸으면서 느낀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다.
배우 하정우는 하루 3만 보씩 걷고, 심지어 하루 10만 보까지도 기록한 적 있는 유별난 '걷기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손목에 걸음 수를 체크하는 피트니스밴드를 차고 걷기 모임 친구들과 매일 걸음수를 공유하고, 주변 연예인에게도 걷기의 즐거움과 효용을 전파해 '걷기 교주'로도 불린다.
영화 속 매력적인 '먹방'으로 자주 회자되는 그는 스스로 '걷기를 즐기지 않았더라면 족히 150kg은 넘었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실제로도 잘 먹고 많이 먹는다. 그러나 그는 좀 덜 먹고 덜 움직이기보다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 세상의 맛있는 것들을 직접 두 손으로 요리해 먹고 두 발로 열심히 세상을 걸어다니는 편을 택하겠다고 말한다. 그는 이 세상의 맛있고 아름답고 좋은 것들을 충분히 만끽하고 감탄할 줄 아는 사람이다.
하정우의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는 지난 23일 서점에 풀리자마자 주문이 쇄도해 출간 당일 2쇄에 돌입하고, 이틀째 3쇄에 들어가면서, 연말 서점가와 출판계에도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하정우는 "보통 극장에서 기자분 들을 만나는데 출판의 도시 합정에서 만나니까 쑥스럽고 그렇다"며 "2010년에 처음으로 문학동네와 인연이 닿아 '느낌 있다'는 책을 쓰게 됐다. 그때 마음속으로 다짐한 것은 5년 마다 한 번씩 내가 살고 있는 삶을 정리해 나가면서 할아버지 될 때까지 작업을 한다면 굉장히 후배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7년 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롤러코스터' '허삼관'을 연출자로 끝내놓고, '암살' '아가씨' '터널' '신과함께' '1987' 'PMC'까지 찍고, '클로젯'을 찍기 전 1년 정도 시간을 가졌다. 책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말 문학동네에 연락을 드렸고 작업을 시작했다. 7년 동안 일을 하면서 가장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어떻게 휴식을 취하면 좋을까, 주어진 시간 안에 가성비 높은 휴식을 취할까가 가장 큰 화두였다. 그런 고민을 하다가 걷기에 대해서 깊이 빠져들었다. 그러다 이 책까지 나오게 됐다"며 책이 나오게 된 과정을 공개했다.
걷기 위해 하와이까지 간 이유에 대해 하정우는 "나에게는 한국에서 보통의 일상은 없다. 고수부지 나가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걷기에 집중할 수 있는 온전한 장소를 찾을 거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굳이 하와이까지 가지 않았을 것 같다. 나에게 하와이는 보편적인 곳이다. 충분히 이해해주실 것 같다. 365일 중에 대부분의 생활은 한강 고수부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소통 방식으로 책을 선택한 하정우는 "어릴 때부터 DVD와 책을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 필모그래피가 쌓이면서 내 작품을 소장하기 시작했다. 책을 곁에 두면서 생활하면서 나 역시도 많은 분들에게 이런 식으로 선물을 드리면 어떨까 생각했다. 따로 SNS나 그런 것들을 하지 않는다. 나만의 방식으로 5년에 한 번씩 정리를 해서 팬들과 많은 분들과 소통하는 것이 나만의 방식인 것 같다. 책이라는 것은 나에게 아날로그 방식은 아니고, 영원히 없어지면 안 되는, 사라지면 안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혹시 오늘도 여기까지 걸어서 왔느냐?"는 질문에 하정우는 "오늘 하루는 촬영이 없어서 아침 일찍 나갔다. 오전 6시 30분에 나가면, 한강 고수부지를 시작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가 1만보 정도 된다. 오전에 그 코스를 다녀왔다. 요즘에 날씨가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서 9월, 10월은 좋았는데 11월은 많더라. 꽁꽁 마스크를 싸매고 나가서 걷는다"고 설명했다.
주변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걷기를 전파하는 하정우는 "정우성 배우가 좋아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줬다고 하더라. 주지훈 배우도 경쟁하는 팀 안에는 들어오진 않았지만, 걸어다니는 것을 생활화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그 두 사람이 같이 일하는 동료 배우들 중에 가장 뜨겁게 걷는 사람인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책을 쓴 다음에는 어떤 기분이 느껴지느냐?"는 질문에 하정우는 "마냥 신기하고 재밌었다. 한편으로는 다음에 할 얘기가 있을까, 걷기 심화편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하나 싶었다. 순진하게 기분이 좋았다. 뭔가를 크게 정리하는 기분도 들었다"고 답변했다.
걷기 팁에 대해선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는 필요없다. 그러나 원칙은 있다. 꼭 휴식을 취해야 한다. 40~50분 걷고, 10분 정도는 쉬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야 한다. 아무리 많이 걷는 사람이라도 중간에 쉬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패션 운동화, 컨버스를 신지 말고, 기능성 운동화를 신어주면 좋다. 목표 설정도 처음에는 작게 잡고 실천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며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 감독, 화가,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하정우는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 단순한 궁금함도 많은 것 같다. 어쩌면 반대로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남들보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남들보다 생존본능이 발달한 것 같다. 10~20대 시절에 공부를 아주 잘하지도, 연기를 아주 잘하지도 못해서 나를 실천하게 만들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책을 썼다고 작가가 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삶을 정리한 일기장 같다고 생각한다. 그림 역시 내 자신을 치유하고 못다한 것들을 캔버스를 통해서 쏟아내는 작업이라고 본다. 특별히 어떤 것을 더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했다.
걷기를 통해 다이어트 효과를 본 하정우는 "어마어마하다. 보름의 시간이 생겨 하와이에서 하루에 평균 40km씩 걸었다. 극단적으로 식단 조절을 안 했는데도 8kg을 뺐다. 처음 시작한 분들에게는 무리겠지만, 걷기가 생활화되고, 설탕, 소금, 탄수화물을 줄이고 만보 이상 걸으면 무조건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조금 쑥스럽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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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