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힙합계에 망신살이 뻗쳤다. 마이크로닷이 엎치고 도끼가 덮쳤다. 연예계가 온통 마닷과 도끼 얘기로 가득하다. '힙하다'는 유행어와 완전히 반대 쪽이다. 한 마디로 '구리다.'
처음에는 둘 다 자신의 문제가 아닌 가족 일로 구설수에 올랐다. 굳이 연좌제를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지금처럼 비난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부모를 자기 마음대로 골라서 태어날수는 없는 거니까. 세상도 그런 사정은 다 이해한다.
하지만 마닷이나 도끼나 부모의 잘못에 대한 사과 방식에서 최악의 선택을 했다. 마닷은 피해자 눈물에 두 눈 질끈 감고 '법적 대응'을 운운하다 고개를 숙였다. 도끼는 가뜩이나 삶이 고단한 서민에게 '한달 식비 천만원' 발언으로 물을 먹였다. 배틀에서 상대를 디스하듯, 대중에게 손가락을 치켜올린 셈이다.
특히 도끼는 이번 '랩'으로 자기 발등을 정통으로 찍었다. 힙합을 한다는 젊은이가 세상을 이런 식으로 살아도 곡이 써질까 의문이다. 이래서는 재벌가의 가정교육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던 "땅콩 항공" 그 여자와 다를게 없다. 그 나물에 그 비빔밥이다. 누구는 처음부터 다이아몬드 수저라서 갑질 행세였고 누구는 뒤늦게 금수저 물고서 더 거들먹거리는 꼴이랄까.
비뚤지언정, 효심은 인정한다. 아무리 못나고 나쁜 부모일지라도 자식은 그 허물에 돌을 던지지 않는 게 도리다. 현행 법도 범인은닉죄에서 친족만큼은 제외한다. 그래도 이 둘의 효도하는 방식은 궤도를 완전히 이탈했다. 잘못을 대신 사과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할 방안을 함께 찾는 게 급선무였다.
도끼는 오히려 성난 민심에 불을 질렀다. "1000만원, 한 달 밥값 밖에 안 되는 돈인데 그걸 빌려서 잠적을 해서 우리 삶이 나아졌겠나."
아마 자신의 모친 사기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결백을 호소하기 위해 극단적인 표현을 쓴 것으로 보인다. 도끼가 가난한 래퍼라서 한 달 밥값 천만원이 헛소리였다면 어느 정도 먹혔을 얘기다. 안타깝게도 가요팬들은 도끼의 벌이와 씀씀이를 진즉 알고 있다. '한 달 밥값 천만원'이 그에게는 과장이나 허언, 농담이 아닐 것을.
도끼 어머니의 사기 논란에 대한 진실은 뭐라고 단언하지 못하겠다. 다만, 도끼의 한달 밥값 천만원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는지는 확실히 알겠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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