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산이가 신곡 '기레기'를 발표한다. 이수역 관련 영상 공개로부터 시작된 그의 이슈메이커 행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10일 산이는 자신의 SNS에 "내일 낮 12시에 음원 사이트에서 만나요. 기레기 님들"이라는 글과 함께 하나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산이는 복면을 쓰고 랩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산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도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산이는 자신에 대한 기사들을 직접 언급하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휴대폰으로 자신과 관련된 기사들을 찾아보던 산이는 "어우 답답해", "손이 떨리고 있어"라 말하며 가슴을 두드리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는 "너무 가짜 뉴스가 많다"라고 주장하며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라고도 털어놓는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러분은 펜으로 저를 먼저 공격하셨습니다. 저는 그래서 랩으로 제 할 말을 하겠다"라며 11일 낮 12시 유튜브랑 음원사이트에서 신곡 '기레기'를 발표할 예정임을 밝혔다.
앞서 산이는 점점 심화되는 젠더 갈등에 휘말린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젠더 논란의 중심에서 갈등 혹은 토론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하고 있다.
- 이수역 폭행 사건 영상과 '페미니스트'
시작은 산이가 SNS에 올린 이수역 폭행 사건 관련 영상이었다. 그는 지난 달 15일 이수역 폭행 사건과 관련된 영상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을 게재해 '2차 가해'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어 다음 날 산이는 신곡 '페미니스트(FEMINIST)'를 유튜브 등을 통해 발표하며 또 다른 이슈를 만들어냈다. 산이는 이 곡에서 일부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이들)에 대한 날선 비판을 담았다. 군대와 집값, 미투, 탈코르셋 등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직설적인 가사로 담아냈는데 이것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설전으로 이어진 것. '남녀 혐오' 조장이라는 반응과 공감한다는 반응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산이는 신곡 발표와 함께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혐오가 불씨가 되어 혐오가 조장되는 상황을 혐오합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지만, '페미니스트'의 가사에 대한 논란과 갈등을 피할 수는 없었다.
- '브랜드뉴 이어 2018’ 콘서트'서 일부 관객과 신경전
파장이 커지자 예정됐던 공연 스케줄을 취소했던 산이는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브랜드뉴 이어 2018’ 콘서트'에서는 소속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무대에 섰다. 하지만 이 콘서트에서 그는 일부 관객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말았다.
당시 일부 관객은 산이를 비방하는 내용의 슬로건을 들거나 물건을 던지며 공연을 관람했고, 산이는 공연 중 "나를 싫어하냐"고 물으며 관객들과 기싸움을 벌였다. 그러다가 일부 여성 커뮤니티 유저들을 향해 "워마드 메갈은 사회악이다. 너희는 정신병이다"고 외친 후 영어 욕설을 남기고 퇴장했다. 공연은 5분에서 10분 가량 중단됐고 이후 산이는 단체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브랜뉴뮤직 측은 다음 날인 4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산이는 '페미니스트'에 이어 신곡 '웅앵웅'을 발표하며 논란의 행보를 이어갔다.
- '페미니스트'에 이어 '웅앵웅' 발표
산이는 '웅앵웅'에서 "야 나 두번 말 안 할게. 나 절대 여성 혐오 안 해. 자 제발 줄래 증거 한 개라도. 아무말 못 해 한 적 없기에 메갈 빼애액"이라며 자신은 여성혐오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메갈은 사회악 진짜 여성은 알지 얘네는 정신병이야", "야 어떻게 다 들통났어 속임수 모든 여성이 니네편이란 온라인 눈속임두 같은 여성인 걸 악이용"이라는 가사 등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후에 유튜브 채널 '데블스tv'를 운영하는 유튜버 김영빈은 '웅앵웅'의 가사를 분석하며 "굉장히 얕은 논리로 사회에 정의로운 척을 하고 싶은 그런 사람, 그런 느낌이 들었다"라고 비판하며 "산이 씨가 여성 혐오의 뜻을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아직도 '나 여성을 싫어하지 않아' 이 정도로 이해하는 것 같다. 여성을 단순히 싫어하는 개념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 맥락 안에서 차별하고 멸시하고 배제하고 성적대상화 하고 이런 여러가지 개념들이 포함된 용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런 개념 자체를 모르고 쉽게 뱉는 것 같다. 그래서 '메갈은 사회악'이라고 하면서 뭔가 정의로운 척 하고 있지만 얼마나 기존에 있던 가부장제 남성 중심의 사회에 편승을 하고 있는지 한번 자각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자 김영빈은 일부 네티즌에게 공격을 당했고, 이에 그는 SNS에 "제가 다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던 게 틀렸다. 모욕, 루머, 살해 협박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라는 글을 올렸던 바다.
- SBS '8시 뉴스' 보도..산이 "악마의 편집" 주장
그러던 중 SBS '8시 뉴스'는 산이의 행동으로 불거진 논란을 '공연 중 돌출발언, 젠더논란 커지나'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해당 뉴스에서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공적인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내놓은 것도 아니고,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서 뱉어낸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며 "자기의 단독 공연도 아닌데 굉장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산이의 행동을 지적했다.
이 같은 보도를 접한 산이는 역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적으로 SBS 뉴스를 '가짜뉴스'라고 비판하며 "공중파 SBS 뉴스 참 잘 봤다. 편집을 정말 악의적으로 했더라. 그 곳에 있던 상황을 다 배제한 채 그냥 저를 여혐 래퍼 프레임에 맞추기 위해서 짜집기해서 모든 사람들이 보는 공중파 뉴스에서 가짜 뉴스를 만들어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공연장에서 저를 모독하시고 성희롱을 하시고 물건을 던지고 인격적으로 모독을 하신 분들께는 법적으로 강경 대응하겠다"라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음을 알리기도 했다.
이후 산이는 자신의 유튜브에 '저 탈코르셋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 여혐논란을 해명하며 선긋기를 하기도. 그는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탈코르셋 운동을 지지하지만 그것이 변질된 것은 안타까우며 지지도 할 수 없다 밝혔다.
한국 대표 랩스타 중 한 명인 산이. 그의 요즘 행보는 확실히 이전까지의 모습과는 차별화되고 있다. 몸 담았던 소속사 브랜뉴뮤직과 최근 결별하고 자신의 소통 창구로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그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 주목되는 바다. /nyc@osen.co.kr
[사진] 산이 유튜브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