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생’ 톰슨의 KBO행, 인내하고 공들인 롯데의 기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2.14 06: 11

인내하고 공을 들였다. 롯데는 그렇게 메이저리그 최상위급 유망주였던 투수로 외국인 슬롯 한 자리를 채웠다.
롯데는 13일 브룩스 레일리와 총액 117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제이크 톰슨(24)과 총액 90만 달러(연봉 76만 달러, 옵션 14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정중동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던 롯데가 다른 구단들보다 늦었지만, 외국인 투수 라인업을 확정했다. 레일리의 재계약인 추진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레일리는 구단 최초로 5년 연속 함께하는 장수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레일리보다는 레일리와 짝을 맞출 외국인 투수가 관건이었다. 레일리가 1선발의 역할을 해주기엔 다소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기에, 지배력이 강한 에이스급 투수의 영입은 숙원이었다. “지난 2년 간 외국인 농사에 실패했다”며 자체 평가를 내린 구단이 다른 구단들의 영입 속도전에도 불구하고 신중했던 이유다. 결국 신중하게 인내하고 공을 들인 덕분에 롯데는 제이크 톰슨이라는 젊은 외국인 투수를 데려올 수 있었다. 
톰슨은 지난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디트로이트에 지명됐다. 이후 2014년 불펜 투수 호아킴 소리아 트레이드 때 텍사스로 넘어간 뒤 2015년, 콜 해멀스 트레이드 때 다시 필라델피아로 이동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경력은 필라델피아에서 쌓았다. 
지명 순번, 그리고 주축 선수급 트레이드 때 이동을 한 것들로 미루어보면, 톰슨에 대한 기대는 꽤나 컸다. 특히 해멀스 트레이드 당시 톰슨의 팀 내 유망주 랭킹은 4위였다. 조이 갈로, 노마 마자라 등이 앞순위였다. 유망주 대우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고, 마이너리그 성적 역시 유망주라고 불릴 만한,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주지 않으면 안되는 성적이었다. 마이너리그 통산 149경기(118선발) 42승38패 평균자책점 3.54의 성적을 기록했고 트리플A 시즌만 따로 떼어내서 살펴보면 76경기(47선발) 17승21패 평균자책점 3.90. 지난 2016년 데뷔한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30경기(18선발) 7승8패 평균자책점 4.87의 기록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3시즌 통산 통산 91.7마일(약 147.6km)의 평균 포심 구속과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 등의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돋보인다. 특히 구단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9이닝 당 볼넷이 마이너 통산 3.3개, 메이저 통산 4.7개에 달한다. 다소 높은 수치이긴 하지만, 이 정도의 제구 리스크는 KBO리그에서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롯데의 생각이다. 또한, 9이닝 당 홈런 허용 갯수가 마이너 통산 0.6개(674⅓이닝 48개), 메이저 통산으로 범위를 넓혀도 1.5개일 정도로 준수한 편이다. 장타 억제력이 필요한 사직구장에 최적화된 투수라고 볼 수 있다.
1994년생으로 현재 한국 무대를 밟은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서는 브록 다익손(SK·1994년생)과 함께 제일 어린 축에 속한다. 나이가 그의 무기다. 마이너리그 FA 신분이었기에 이적료가 필요하진 않았지만 메이저리그를 좀 더 노크해 볼 법 했다. 그러나 롯데가 꾸준히 지켜보면서 한 달 이상 공을 들여 설득한 끝에 마음을 돌려놓았다.
롯데 관계자는 "사실 작년과 재작년부터 리스트에 있던 선수다. 우리 외국인 선수 영입 리스트에서는 탑클래스에 속한 선수였다”면서 “사실 올해 모습을 보면서 갸우뚱하긴 했었는데,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접촉했다”고 영입 과정을 설명했다.
톰슨은 올해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6경기 모두 선발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1.93의 성적을 남겼다. 구단은 “지난 18일 현지에서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그 때부터 우리가 접촉해서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영입을 확정짓기까지 약 한 달 가량이 걸린 셈이다.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롯데의 설명. 이 과정에서 라이언 사도스키 스카우팅 코치가 톰슨과 교감을 가지면서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마음을 돌려놓았다는 후문.
구단 내에서 톰슨에 대한 기대는 높다. 영입에 관여한 운영팀 관계자는 “선발 경험도 나이에 비해 많은 편이고, 내구성이 좋은 편이다”고 설명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다양한 구종의 변화구를 구사하면서 평균 이상급은 모두 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양상문 감독 역시 호평을 내렸다. 양 감독은 “지금 100만 달러의 영입 한도 내에서 톰슨은 정말 괜찮은 선수다”면서 “다양한 변화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톰슨이 그에 부합했고 기분 구속도 나쁘지 않다. 또 젊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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