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스트를 배달했지만 벤투 감독 전술의 핵심인 측면 수비수가 가져야 할 모습은 아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에 위치한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서 김민재(전북)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연승으로 중국(2승)과 함께 16강행을 확정지었다. 한국과 중국은 오는 16일 조별리그 최종 3차전서 조 1위 결정전을 벌인다.
지난 필리핀과 조별리그 1차전서 벤투 감독이 선택한 왼쪽 수비수는 김진수였다. 부상에서 회복된 후 경기력과 체력이 완벽하지 않은 김진수는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영리한 플레이도 나오지 않았고 왼쪽에서 올리는 크로스도 상대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1차전의 어려운 상황을 파악한 벤투 감독은 2차전서 홍철을 투입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최종엔트리 발표 당시 “홍철이 왼쪽 측면 수비수로서 항상 1순위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철은 지난해 벤투호의 6차례 A매치 평가전에 모두 출전하면서 벤투 감독의 신임을 듬뿍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울산 전지훈련 막판 발목 부상의 여파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 이어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필리핀전까지 결장했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활약이 나오지 않았다. 벤투 감독의 전술은 측면에서 폭발적인 플레이가 나와야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데 홍철의 모습은 기대이하였다. 홍철이 김민재의 골을 도왔고 전반 막판 날카로운 슈팅도 시도했지만 기대한 경기력은 아니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을 냉정하게 파악했던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 개막 전 평가전에서 변형 스리백으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자신의 전술을 고수하는 벤투 감독은 변형 스리백에 대한 장점을 파악하지 못하며 포백 수비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
조별리그 통과는 한국의 목표가 아니다. 따라서 벤투 감독이 정해놓은 전술대로 경기에 임하려면 측면 수비가 살아나야 한다. 홍철과 김진수 모두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 홍철이 부활 가능성을 보였지만 컨디션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선수 선발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해결책은 컨디션 회복밖에 없다. 김진수와 홍철의 부활이 절실하게 느껴진 경기였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