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가짜 임금 노릇을 시작한 여진구의 선행들이 냉혹한 궁궐에 뜨거운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에 중전 이세영과 도승지 김상경의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 향후 전개를 향한 기대감을 치솟게 만들었다.
지난 14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극본 김선덕/ 연출 김희원/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3회는 또 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월화극 1위를 수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왕이 된 남자’의 3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8.0%, 최고 9.4%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남녀2049) 시청률 또한 평균 4.0% 최고 4.7%를 기록, 전 채널 포함 1위를 지키며 월화 최강자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하선(여진구 분)이 동생 달래(신수연 분)에게 몹쓸 짓을 한 원수 신이겸(최규진 분)을 향한 복수를 조건으로 내걸고, 이헌(여진구 분)을 대신해 본격적으로 가짜 임금 노릇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먼저 하선은 도승지 이규(김상경 분)의 지시를 받아 임금의 독살을 시도한 배후를 밝혀 내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독을 탄 나인은 숨진 후였고, 대비(장영남 분)를 의심한 이규는 그를 떠볼 요량으로 하선에게 ‘대비전을 발칵 뒤집고 오라’는 숙제를 줬다. 하선은 때마침 문안인사를 드리러 온 중전 소운(이세영 분)과 함께 대비전에 들고, 대비가 내준 다과에 독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일부러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발끈한 대비가 애꿎은 소운을 핍박하자 하선은 소운을 보호하는 한편 대비를 더욱 자극할 요량으로 상을 뒤엎고 대비전을 박차고 나와버렸다. 이에 초조해진 대비와 진평군(이무생 분)은 다가오는 사냥에서 임금을 시해하려는 계략을 꾸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하선은 위험을 무릅쓰고 사냥터에 나갔다. 임금이 강건하다는 사실을 천명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 또한 하선은 저잣거리에서 활 쏘기 내기를 하며 뛰어난 궁술을 익힌 바, 자신만만하게 사냥에 나섰지만 뜻밖의 사건이 벌어졌다. 신치수(권해효 분)를 대신해 아들인 신이겸이 사냥에 나온 것. 이규는 하선이 폭주할 것을 염려해 호위무사 장무영(윤종석 분)에게 전하의 뒤를 따르라 명했지만 무영이 진평군의 습격을 받는 바람에 하선을 놓치고 말았다. 이에 신이겸과 단둘이 남게 된 하선은 분노에 차 그에게 활을 겨눴고, 동시에 진평군이 하선에게 활을 겨눠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이어 이규가 하선을 찾아낸 순간 하선의 활시위를 떠난 활은 신이겸의 가랑이 사이에, 진평군의 화살은 빗나가 나무에 꽂히며 위기를 벗어났다.
이규는 하선이 일부러 신이겸을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이에 이유를 따져 묻자 하선은 “저놈을 죽이면 제 손으로 저놈의 더러운 죄를 덮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놈 하나 죽이고 끝내서는 아니된다, 저놈의 죄를 눈 감아주는 자들, 저놈에게 권세를 주는 자들까지 모두 없애야 된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큰 뜻을 털어놔 이규를 놀라게 만들었다. 더욱이 앞서 하선은 임금의 임명권을 쥐락펴락하는 신치수의 만행에 분노하며 “좌상의 뜻대로 굴러가는 것이 조정의 일이냐”면서 부조리를 꼬집기도 한 바도 있어 이규의 놀라움은 배가됐다. 뿐만 아니라 하선은 실수로 자신을 문 사냥개를 죽이겠다는 신하들을 만류하며 미물도 귀하게 여기는 따뜻한 마음씀씀이를 드러냈고, 이규는 천한 광대라 여겼던 하선의 남다른 그릇에 동요를 일으켰다.
중전 소운 역시 지아비(사실은 하선)의 변화를 느끼며 마음의 빗장을 걷어내기 시작했다. 자신을 위해 대비와 맞서는 임금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소운은 ‘다시 실망하게 될까 봐 두렵다’며 애써 자신의 속마음을 감췄지만, 그에게 선물 받은 개암나무 열매는 보물처럼 간직하며 애틋한 마음을 키웠다. 급기야 소운은 임금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냥개에 물리기까지 하자 자신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깨닫고 마음의 문을 한층 열었다.
이와 함께 하선과 소운 사이에 핑크빛 기류가 한층 짙어져 흥미를 자극했다. 야심한 밤, 홀로 산책을 나온 소운은 소원을 비는 연못가에서 돌멩이를 던지는 모습을 하선에게 들키고 말았다. 민망스러워 하는 소운에게 하선은 자신이 대신 던져주겠다면서 돌멩이를 던져 수반 안에 정확히 집어넣었다. 아름다운 반딧불이가 날아오르는 가운데 하선과 소운이 눈을 감고 소원을 비는 모습과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잔잔한 긴장감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간질간질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무슨 소원을 빌었냐’는 소운에 질문에 하선이 “중전이 크고 환하게 웃는 모습 한 번 보면 좋겠다. 그리 빌었소”라고 대답하는 모습은 소운의 마음은 물론 시청자들의 심장까지 요동치게 만들며, 극중 두 사람의 로맨스를 향한 기대감을 수직 상승시켰다. /parkjy@osen.co.kr
[사진] '왕이 된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