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두바이(아랍에미리트), 이인환 기자] 기성용의 빈 자리가 느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랭킹 53위)은 23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바레인(FIFA 랭킹 113위)과 경기에서 연장 전반 추가시간 터진 김진수의 천금 헤더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지난 20일 기성용이 부상 회복이 더뎌 남은 아시안컵 출전이 힘들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바레인전 대비 정상 훈련에 복귀 했으나, 2일차부터 다시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벤투 감독은 의료진과 상의한 이후 선수 본인 배려 차원에서 조기 복귀를 결정했다.
벤투호는 기성용 없이 치뤘던 조별리그 2차전, 3차전과 같은 중원 조합을 선보였다. 정우영(알 사드)과 황인범(대전)이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바레인을 상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바레인의 거친 압박에 시달리며 제대로 중원을 지배하지 못했다.
특히 정우영의 몸이 무거워 보였다. 잦은 패스 미스로 상대에게 기회를 내줬다. 황인범이 부지런하게 패스를 전방에 뿌리며 분전했으나, 혼자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허리 라인이 고전하자 벤투호가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이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중원의 부진은 연쇄 도미노처럼 벤투호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반 내내 제대로 된 공격 전개가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벤투호는 전반 4개의 슈팅(바레인 6개)만을 기록하며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약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그것을 살리지 못했다.
후반도 마찬가지였다. 중원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며 바레인의 공격을 계속 허용했다. 이청용과 교체로 주세종이 투입됐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전반 43분 황희찬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내내 상대의 공격을 허용하며 후반 32분 알 로마이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경기력은 조별리그보다도 더 최악이었다. 이날 벤투 감독의 중원 조합은 완벽하게 실패였다. 벤투 감독은 전날 기자 회견에서 “기성용은 우리 전술에 핵심전인 선수다. 하지만 그가 떠난 만큼 다른 선수들과 힘을 합쳐 공백을 채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바레인전에서 나타난 경기력은 아직 기성용의 공백을 완전히 채우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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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