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텐투텐, 3호선 버터플라이 드러머 서현정의 댄스음악 도전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9.02.01 16: 31

[OSEN=김관명기자] 처음에는 걸그룹 노래인 줄 알았다. 보컬 음색은 샤방샤방하고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는 전형적인 걸그룹 댄스음악이다. 관록의 모던록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에서 드럼을 치던 서현정과는 매칭이 잘 안됐다. 최근 2번째 싱글 ‘Time Machine’을 낸 듀오 텐투텐(Ten to Ten) 이야기다. 텐투텐은 서현정과 그녀의 ‘고향 후배’ 이승규가 의기투합해 지난해 7월 결성했다. [3시의 인디살롱]에서 서현정을 만났다. 이승규는 집이 부산이라 참석하지 못했다. 
= 반갑다. ‘Time Machine’과 지난해 11월에 나온 첫 싱글 ‘Smoke Dance Bar’를 들어봤는데 그냥 걸그룹 솔로 보컬이 부르는 것 같았다. 
“사실 주위에서 ‘너, 아이돌 하려고 하느냐?’고 물어본다(웃음). 그저 일렉트로닉 댄스곡이라 생각하고 만든 노래들인데, 생각보다 목소리가 얇게 나왔다.”

= 자, 고품격 음악 인터뷰 [3시의 인디살롱]을 시작해보자. 우선, 이 자리에 없어서 그런데 이승규는 어떤 사람인가.
“고향 후배이지만 정확히 어떤 프로필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나보다 한 살 어린 85년생이고 서울예대를 나왔으며 일렉트로닉을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아, 결혼해서 아이도 있다. ‘런던에서 사운드 디자인을 전공한 재즈 베이시스트이자 DJ, 프로듀서’라는 사실은 앨범을 준비하다가 알게 됐다.”
= 그러면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팀을 결성하게 됐나. 
“포항 연습실에 자주 나오던 고향 동생이었다. 그러다 새 팀에서 편곡을 할 멤버가 필요해 지난해 7월 전화를 해서 ‘나 좀 도와줘’ 해서 다시 만나게 됐다. 마침 일렉트로닉을 하고 믹싱과 마스터링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 첫 싱글이 나오기 전에 이미 텐투텐 이름으로 공연 무대에 섰다.
#. 이들의 활동 및 디스코그래피는 이렇다. 
2018년 10월14일 방백 공연 게스트 : Smoke Dance Party, PPParty, Time Machine, 바래 등 소개
2018년 10월27일 생기라이브 참여 
2018년 11월22일 첫 싱글 ‘Smoke Dance Bar’ 발표 : Smoke Dance Party, PPParty 수록
2019년 1월22일 2번째 싱글 ‘Time Machine’ 발표 : Time Machine, 바래 수록
“작년 9월에 이미 4곡을 완성했다. 공연을 하고 싶어서 빨리 서둘렀다.”
= 서현정, 본인 이야기도 듣고 싶다. 예전에 체조선수였다는데 맞나.
“맞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체조를 했고, 중고등학교 때는 육상을 했다. 그런데 고3 때 쇄골뼈를 다쳐 상비군 선발이 안됐다. 잘하지도 못했고 상도 못받았다. 이러다가는 포항을 못벗어날 것 같았다. 그때 피아노 치는 친구가 자기는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갈 수 있다고 해서, 음악을 선택하게 됐다. 드럼은 운동에 가장 가까운 악기인 것 같아 골랐다. 악기 중에서 땀이 가장 많이 나는 악기다. 그렇게 해서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서 드럼을 전공하게 됐다.”
= 3호선 버터플라이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 서현정은 제10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상, 최우수모던록노래상, 최우수모던록음반상 등 3관왕을 수상한 3호선 버터플라이 4집 ‘Dreamtalk’(2012년 10월8일)와, 2107년 1월6일 발매된 5집 ‘Devided By Zero’에 참여했다. 그에 앞서 2008년에는 아소토유니온 출신 건반주자 임지훈(부슷다)이 핑카프릭 부스터 멤버들과 새로 결성한 펑카프릭 부슷다에도 참여했다.  
“3호선 버터플라이 4집이 나오기 전 EP(2012년 4월9일 발매된 ‘Ice Cube’)가 나왔는데, 그 직후에 드러머가 나갔다. 그러던 차에 건반주자인 고경천 오빠가 술집에서 누구를 소개시켜줬는데 그 사람이 3호선 버터플라이의 베이시스트 (김)남윤 오빠였다. 남윤 오빠 덕분에 들어갔다.”
= 3호선 버터플라이 5집에서 이미 2곡(EX-Life, Sense Trance Dance)을 작사작곡했다.
“5집 작업 중에 (남)상아 언니한테 내가 만든 2곡을 들려주니 ‘이 곡 해볼까’ 해서 싣게 됐다.”
= 3호선 버터플라이가 활동중단을 선언했고, 오는 16일에는 고별공연(‘잠시만 안녕’)을 한다. 
“해체는 아니고 잠시 멈추는 것이다. 그 정확한 사연은 공연장에서 상아 언니가 직접 밝히고 싶어 한다.”
= 텐투텐 결성도 3호선 버터플라이 활동중단과 맞물려 있는 것인가. 
“5집 2곡 이후 혼자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작년 여름에 3호선 버터플라이 활동중단 얘기가 있어서 생각보다 일이 급하게 진행됐다. 붕 뜨는 시기가 있고 싶지 않았다.”
= 팀명 ‘텐투텐’은 오전10시부터 밤10시까지 학생들이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을 말하는 신조어다. 이런 단어를 팀명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연극 하는 친구들을 만나니 ‘오늘 텐투텐 연습인 것 알지?’ 이러더라. 하지만 나는 밤10시부터 오전10시까지 ‘빡세게’ 놀자는 뜻으로 지었다(웃음).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영하게’ 지은 것 같다. 84년생이라 사실 힘들어서 그렇게 못논다.”
= 이승규씨는 텐투텐 이름에 찬성했나. 
“승규가 참 착해서 마냥 좋아요, 좋아요 하는 동생이다.”
= 텐투텐은 어떤 음악을 지향하나. 
“춤 출 수 있는 음악이다. 누가 춤추는 걸 보는 걸 좋아한다.”
= 지금까지 나온 4곡을 함께 들어보자. 코멘터리 부탁한다. 첫 곡은 ‘Smoke Dance Bar’. 
“소리 지르고 싶어서 만든 노래다. ‘EX-Life’보다 먼저인 2016년에 만들었다. 소리를 먼저 질러놓고 멜로디를 만들었다. 제목에 들어간 3가지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담배, 춤, 바. 처음 가이드곡은 허접했는데 변준형 오빠(WYM)가 잘 잡아줬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노래 때깔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 혼자 하면 안되겠다 싶었다.”
= ‘PPParty’는 어떻게 읽나.  
“그냥 피피피에이알티로 읽으면 된다. ‘파티’라는 제목은 너무 많을 것 같아 이렇게 지었다. 이 곡은 현아의 ‘빨개요’를 작곡한 빅싼초(Yummy Tone)와 함께 작곡했는데, 아는 동생이어서 가이드곡을 가져갔더니 한 시간만에 만들더라. ‘이렇게 편곡해야 돈을 버는구나’ 싶었다(웃음). 어쨌든 지난해 11월에 나온 이 2곡은 승규 만나기 전에 이미 편곡이 끝난 곡들이다.”
= 올해 나온 ‘Time Machine’과 ‘바래’는 템포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하지만 역시 슬로우 댄스곡이다. 
“겨울이라서 느린 템포 곡을 골랐다. ‘Time Machine’은 가사 없이 가이드로 보낸 노래에다 승규가 가사와 멜로디를 붙였다. 승규가 멤버인데 (함께 참여한) 양이 너무 작아서 승규 곡을 꼭 받고 싶었다. 원래 제목은 ‘겨울밤’이었지만 승규가 가이드 제목이었던 ‘타임머신’을 마음에 들어해 바꿨다.”
= ‘바래’도 좋더라.
“‘타임 머신’과는 달리 실제 있었던 일을 담았다. 스토리가 있는 유일한 노래다. 지금까지 헤어지면서 상대방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곡 가사(너도 사랑을 하길 바래, 너도 사랑을 받길 바래, 항상 처음 같기를 바래, 너도 나와 같기를 바래)를 쓰다보니까 울컥하더라. 이제는 그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 올해 계획은. 
“사실 3호선 버터플라이가 아닌 텐투텐으로 새 출발을 하려니 두려움이 크다. 일단 아는 언니가 있는 베트남에 여행을 갔다온뒤 16일 3호선 버터플라이 고별공연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후 텐투텐 공연 계획을 잡으려 한다. 회사를 알아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있다. 고민 중이다.”
= 좋은 기획사 있는지 알아보겠다. 수고하셨다. 
“고맙다.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제공=미러볼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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