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쉴 틈이 없는 포지션의 선수들은 포수다.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안중열, 김준태, 나종덕, 정보근은 언제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국경칭푸야구장에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한다.
이미 지난해 포수진의 전력 약화로 고난을 겪은 롯데였다. 강민호(삼성)가 떠난 뒤의 포수진 육성과 성장이 필요하다. 포수로서의 역량을 향상시키면서 투수진과의 호흡까지 생각하면 현재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여유를 줄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오전 9시 40분이 전체 선수들이 모이지만, 포수들은 언제나 8시 20분에 시작되는 얼리 워크를 위해 일찌감치 야구장으로 향한다. 포수진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서 “얼리 워크는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얼리 워크 때는 주로 배팅 훈련이 이뤄진다. 이후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받으며 투수진과 호흡을 맞춘다.
점심 식사를 한 뒤에는 오후 3시까지 엑스트라 훈련을 실시한다. 이때 최기문 배터리 코치와 함께 포수가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을 성장시키는 훈련을 실시한다. 얼리 워크부터 엑스트라 훈련까지, 롯데 포수진은 언제나 명단에 포함돼 있다.여기에 저녁 식사 이후에는 4명의 선수들이 번갈아 가면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야간 자율 훈련까지 소화한 뒤 비로소 휴식을 취한다. 모든 훈련이 끝나면 저녁 8시가 넘는다.
타격 훈련의 경우 얼리 워크 시간에 약 한 시간 가량 이뤄진다. 포수진의 타격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 양상문 감독은 "포수들의 훈련량이 많다보니 타격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얼리 워크 시간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포수진의 타격 능력도 많이 올라왔다는 후문.
결국 현재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포수진들은 12시간 가까이 훈련에 임하는 셈이다. 현재 상황이 체력적으로 고된 것은 당연하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마음먹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미 스프링캠프 합류 이전에 몸을 가볍게 만들어 온 안중열도 “캠프에서 훈련을 하다보니 4kg 이상 더 빠졌다”고 말하는 등 쉴 틈 없고 고된 훈련의 영향을 언급했다.
현재 선수단에서 가장 할 일이 많고, 바쁜 포수진의 선수들이지만,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 안중열은 “지금은 쉴 때가 아니다”는 말로 주전 경쟁과 주위에서 갖는 롯데 포수진에 대한 불안한 감정들을 불식시키려 했다. 다른 선수들 역시, 묵묵히 자신이 부족한 부분들을 찾으면서 훈련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기문 배터리 코치는 “자신들이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고, 자신이 원하는 훈련들을 하게끔 만들고 있다, 선수들도 억지로 하는 대신, 부족한 부분들의 훈련을 더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하며 포수진의 훈련 상황을 전했다.
어차피 포수진에 대한 주위의 부정적인 전망들은 감수하고 시즌에 돌입해야 한다. 하지만 이에 현재 포수진들은 더욱 이를 악물고 있고, 새로운 동기부여 요소를 만들고 있다. 그동안의 비판을 호평으로 바꾸기 위한 과정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고된 훈련의 결과로 포수들이 속이 꽉 찬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가오슝(대만)=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