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든 팀원을 떠나보낸 아쉬움은 당연했다. 그래도 이제 함께 시즌을 헤쳐나가야 할 팀 원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 롯데의 스프링캠프다.
롯데의 시즌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는 투수진, 투수진 중에서도 선발진이다. 미완의 선발진이 어떻게 구성해야 하느냐가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고민 거리다.
어느 정도 고민을 덜었다고 생각한 선발진이었지만, 갑작스럽게 계산이 어긋났다. 스프링캠프 직전 프리에이전트(FA) 직전 롯데와 잔류 협상이 최종 결렬된 노경은의 이탈 때문이었다. 주형광 투수코치는 스프링캠프를 떠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가 생겼다”고 말했다. 브룩스 레일리-제이크 톰슨 외국인 선수 두 자리에 노경은을 비롯해 김원중까지 4선발까지 정해뒀지만, 이제는 노경은의 자리까지 선발 두 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너나할 것 없이 노경은 이탈에 대한 아쉬움을 넌지시 전하고 있다. 한 베테랑 선수는 “우리 (노)경은이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라고 기자를 향해 물으며 노경은의 거취에 여전히 관심을 뒀다. 오현택은 “두산 시절부터 11년을 룸메이트로 지내며 동고동락했다. 비시즌 해외 개인 훈련까지 함께 다녀왔는데…”라면서 “아직 상황이 정리되지 않아서 연락을 못 드렸다”고 말하며 만감이 교차하는 감정을 전하기도 했다.
모두가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트레이드로 롯데에 합류한 뒤 팀 내에서 큰 역할을 차지했던 노경은의 부재는 협상 결렬 소식이 알려진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쉽게 와닿지 않는 상황인 듯 하다.
하지만 떠난 선수를 무작정 그리워할 수는 없다. 스프링캠프는 진행되고 있고, 시즌은 다가오고 있다. 자연스럽게 토종 선발로 확정된 김원중에게 자연스럽게 시선이 모아질 수 없다. 지난 2년 간 풀타임 선발 시즌을 치렀지만 무언가 부족함을 보였던 김원중의 성장이 지금 롯데 선발진에는 필수적이다.
다행히도 스프링캠프에서 김원중의 페이스는 모두가 좋다고 입을 모은다. 김원중 스스로도 “페이스가 좋다”고 말했다. 주형광 투수코치는 “김원중이 정말 좋아졌고, 지금 페이스도 상당히 빠르다”고 말한다. 페이스 조절에 대한 얘기까지 나온다.
김원중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다른 선수들 역시 “(김)원중이 공이 좋아졌다”면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상태를 체크하는 장재영 트레이닝 코치는 “예전 같은 경우에는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면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밸런스가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고 끌고가는 힘이 생겼다”는 말로 김원중의 컨디션과 몸 상태를 설명했다.
상반된 감정이 교차하는 롯데의 스프링캠프다. 다가올 시즌, 노경은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극복하고 김원중은 모두가 기대했던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사진] 가오슝(대만)=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