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 장신영이 냉철하고 상식적이면서도 마음에 둔 남자 앞에서는 흔들리는 정의파 변호사 태유라 역을 맡아 복합적인 감정 열연을 선보였다.
9일 방송된 TV조선 드라마 '바벨'에서는 거산그룹 차남 태민호(김지훈 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장남 태수호(송재희 분)가 지목되고, 이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검사 차우혁(박시후 분)에게 연정을 품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가족들을 지키려는 거산그룹의 딸이자 로펌 변호사인 태유라(장신영 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선 거산그룹의 유일한 딸이지만, 재벌 2세의 거만함 없이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며 변호사로 활약 중인 태유라와 기자 출신의 잡초 같은 검사 차우혁의 3년 전 남다른 첫 만남이 공개됐다.
사법연수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한 사건의 변호인, 검사로 법정에서 처음 만났다. 남편에게 상습 구타당하다 그를 살해한 외국인 여인의 변호를 맡은 태유라는 재판 전에 졸고 있는 검사 차우혁을 보고 한심하게 생각했지만, 그가 “남편에게 상습적인 구타를 당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라며 날카롭게 자신을 몰고 가자 허를 찔렸다.
재판 후 부루퉁해 있는 태유라에게 차우혁은 “사실 그 여인은 남편에게 매춘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본국에 있는 아이를 생각해서 진실을 알리기보다 차라리 살인자가 되길 택한 것”이라고 말하며 죽은 남편의 은행 입출금 내역을 전달했다. 이에 다시 한 번 놀란 태유라는 차우혁의 논리력은 물론 인간적인 매력에 사로잡히며 단번에 그에게 애정을 품게 됐다.
하지만 현재 시점, 차우혁은 죽은 태민호의 아내 한정원(장희진)과 이미 은밀한 불륜 관계에 빠져 있고 태유라는 차우혁에게 호감을 가진 채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방송에서 태유라는 차우혁에 대한 분노를 토로하는 어머니 신현숙(김해숙)이 “차우혁은 집 지키라고 데려다 놨던 개인데, 이제 목줄 끊고 날뛰는 미친 개”라고 말하자 “그 사람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싸늘하게 답해, 차우혁에 대한 굳은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차우혁의 집에 찾아가서는 “정원이 다음엔 오빠, 이제 내 차례니? 거산그룹과 끝까지 해 보겠다는 거야?”라며 마음에 없이 가족을 비호하는 말만을 건넸다. 이에 차우혁은 “아직 아무 것도 끝난 게 없습니다”라며 돌아섰고, 태유라는 차우혁이 집 현관 문을 열었을 때 놓여 있던 하이힐을 떠올리며 마음 아픈 표정을 지어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아리게 했다.
배우 장신영의 세차게 흔들리는 모습은 하이힐의 주인이 거산그룹을 나온 한정원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태유라가 차우혁-한정원의 관계를 알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더욱 궁금하게 하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바벨'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바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