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 정일우가 아버지 숙종 김갑수로부터 '왕재'로 인정 받는 모습이 최고시청률 9.8%를 차지한 가운데, ‘탄의 계시록’ 정문성을 잡기 위해 사헌부 제좌(회의)에 자진 출두하는 모습이 긴장감 넘치는 엔딩을 장식했다. 이와 함께 고아라와 권율이 정일우의 신분을 알게 되면서 이들의 알콩달콩 삼위일체의 모습이 곧 전개될 것으로 예상돼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해치’(극본 김이영/ 연출 이용석/ 제작 김종학 프로덕션) 3-4회에서는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 여지(고아라 분), 박문수(권율 분)가 소문만 무성하던 ‘탄(밀풍군 이탄 역, 정문성 분)의 계시록’의 실체를 밝혀내려는 움직임이 숨가쁘게 그려졌다. 특히 목숨을 건 위기 속에서 펼쳐진 세 사람의 짜릿한 공조가 향후 활약을 기대케 했다.
이 날 이금과 여지는 이탄의 만행을 밝히기 위해 각자 나섰다. 여지는 이금의 도움으로 탄의 계시록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된 상자를 확보했지만 안에는 말린 나뭇잎과 꽃잎이 있었다.
특히 이금은 자신이 노태평이라는 이름으로 대술(대리 과거 시험)을 사주한 이가 이탄이었고 장원급제와 동시에 노태평의 행방이 묘연해졌음을 확인했다. 또한 노태평이라는 자가 이탄이 겁탈해 죽은 여인의 외숙이라는 점까지 알게 됐다. 이에 이금은 초홍(박지연 분)을 통해 거리의 만담꾼에게 이탄이 노태평을 살해했다는 이야기가 도성에 퍼질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 사실은 궁궐 안까지 퍼졌다.
다급해진 이탄은 수하를 시켜 노태평의 시신을 처리하려 했다. 이금은 그 뒤를 밟았고, 박문수도 합류하게 됐다. 여기에 말린 꽃잎이 이탄의 전리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여지까지 현장에 나타났다. 이후 이금과 박문수는 탄의 수하에게 목숨을 잃을 뻔한 여지를 구해 줬고 세 사람은 탄의 계시록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로 노태평의 시신을 찾게 됐다. 한편 이 과정에서 여지와 박문수가 이금이 왕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등 첫 공조만으로도 세 사람의 남다른 케미가 폭발, 향후 변화될 이들의 관계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런 가운데 이금은 이탄의 추악한 만행을 밝힐 수 있도록 대술을 증언해 달라는 한정석(이필모 분)의 간곡한 청을 받지만, 정의 구현과 부친 숙종(김갑수 분)과의 관계 변화라는 갈림길로 인해 그의 청을 거절했다.
하지만 방송 말미 이금이 사헌부 제좌에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노론 세력으로 물든 대관들로 인해 이탄이 노태평 살인 진범이라는 사실은 묵살될 위기에 처했다. 급기야 대관들은 언근을 직접 자리에 데려와 증명하라며 한정석을 몰아붙였다. 이때 제좌청에 이금이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저런 일을 어쩌나. 그 언근 따위가 여기 있기는 한데”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시청자들에게 반전의 쾌감을 선사했다. 과연 이금의 증언으로 이탄의 만행이 만천하에 공개될지 향후 전개에 궁금증을 치솟게 했다.
이처럼 ‘해치’는 김이영 작가의 짜임새 있고 탄탄한 명품 필력, 이용석 감독의 박진감 넘치는 쫄깃한 연출력, 활기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극 내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 했다. 특히 밀풍군의 ‘탄의 계시록’을 찾기 위해 이금과 여지, 박문수가 공조하는 장면에서는 찰떡 같은 케미를 자랑했다. 정일우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안정된 사극 연기, 다모 고아라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권율의 맛깔스런 코믹 연기가 어우러지며 극의 흥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나아가 노론과 소론의 팽팽한 권력 다툼과 혼란스러운 조선의 실상이 속도감 있게 그려져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를 선사했다.
13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해치’(4회 기준)는 수도권 시청률 7.5%, 전국 시청률 6.9%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아버지 숙종이 연잉군 이금에게 "나는 곧 죽는다. 그리 되기 전에 내가 알던 너를 세상도 알게 해주겠느냐? 조금만 자중하고 번듯한 네 모습을 세상에 보여줄 수 없겠느냔 말이다"라면서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다. 너에게서 왕재를 발견했기 때문에..."라고 말하는 장면은 부자지간의 뭉클한 정과 아버지로부터 처음으로 인정 받는 천한 출신 연잉군의 벅찬 기쁨을 드러내며 최고시청률 9.8%를 차지했다./parkjy@osen.co.kr
[사진] '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