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NC파크 마산구장’
메이저리그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신구장에 어울리지 않는 해괴망측한 구장 명칭이 붙여지게 됐다. 과연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신구장의 명칭일까. 그리고 과연 이 구장의 명칭을 부르면서 느끼는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이 될까.
창원시의회는 14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새 야구장 명칭을 '창원NC파크 마산구장'으로 정한 체육시설관리 운영조례 일부 개정안을 가결했다.
당초 창원시는 야구장명칭선정위원회를 열어 각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새 야구장 명칭을 '창원NC파크'로 선정해 의회로 넘긴 바 있다.
그러나 새구장 명칭에 야구장이 위치한 ‘옛 마산’ 지역의 이름이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마산권 관계자들의 반발은 계속됐고, 창원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창원NC파크 마산구장'으로 수정한 조례안을 이날 본회의에 상정했다. 결국 기명방식으로 표결에 붙여진 조례안은 재적의원 44명 중 41명이 출석해 27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반대는 12명, 기권은 2명이었다.
결국 창원 새구장 명칭은 ‘창원 NC파크 마산구장’이라는 생소하면서도 뜻도 이유도 알 수 없는 해괴한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창원 신구장은 야구계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구장으로 거듭나기 일보직전이다. 관중의 편의, 미관, 선수들을 위한 운동 환경 등, 아름다운 야구장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 그런데, 이 야구장에 야구장 이름이 흠으로 남게 됐다.
과연 지금의 명칭이 최선이었을까. ‘옛 마산’ 지역 관계자들의 몽니로 밖에 설명이 안되는 현재 사태다. ‘네이밍라이트’로 구장 명칭을 외부에 판매하기도 힘든 현재 국내스포츠계의 실정에서는 지역과 구단 모기업의 명칭이 적절하게 조합된 명칭을 쓰게 된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 등 ’멋’은 없지만, 그래도 그 구장에 대한 정체성을 확인하기에는 어렵지 않다. ‘챔필’,’라팍’ 등 줄임말로 불리며 구장의 애칭도 생겨나고 있다.
이미 마산 지역은 창원시로 편입된 지 오래다. 그런 가운데 ‘옛 마산’ 지역의 계속된 반발이 계속되면서 신구장 명칭 선정은 난항을 거듭했고, ‘창원 NC파크 마산구장’이라는 명칭은, 지역 명이 두 개나 들어가게 됐다. 정체성도, 어느 곳에 위치한 구장인지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팬들과 여론의 반발도 크다.
어설픈 도시 통합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신구장 부지 선정부터 시작된 정치권, 그리고 지역계의 이기주의가 결국 누가 듣기에도 부끄러운 구장 이름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조례안에는 정작 야구장을 사용해야 하는 실질적인 주인인 NC 구단의 생각은 반영되지 않았다. '불통'의 조례안 통과 과정을 겪은 NC 구단의 생각은 조례안과 관계없이 확고하다. 구단 관계자는 "조례안에서 통과된 명칭은 행정 명칭이라고 생각한다. 창원시로부터 명칭 사용권을 우리가 받았다. 상업 명칭은 '창원 NC파크'로 사용할 것이다"면서 "세부 이행 협약서에 의하면 명칭 사용권은 구단이 갖고 있고 창원시와 협의한다고 되어 있다. 야구장명칭선정위원회의 과정을 거친 것이 우리는 협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단의 자료는 이제 '창원 NC파크로 명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C가 원하지도 않았던, 바라지도 않았던 해괴망측한 명칭, 과연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이 될 것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