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볼이 좋아졌다".
KIA 타이거즈 좌완 하준영이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비밀병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KIA는 좌완 불펜요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작년 필승요원이었던 임기준이 어깨 통증으로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최근 많이 나아져 다행이지만 풀타임 활약은 불투명하다. 하준영이 좌완 필승맨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하준영은 지난 11일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선발 한승혁(2이닝 무실점)의 바통을 이어받아 2이닝을 3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의 최고 구속은 144km를 찍었다. 야쿠르트의 테이블세터진과 4번타자를 보기좋게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현재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한 투수 가운데 하준영이 가장 구위가 좋아졌다. 제구력을 비롯해 직구의 스피드, 변화구의 구사력에 자신감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주축 불펜요원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준영은 성남고 출신의 고졸 2년 차 투수이다.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번으로 낙점을 받았다. 작년 15경기에 출전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9.20을 기록했다. 명함을 내밀 수 없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첫 경기인 6월 16일 LG와의 잠실경기에서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특히 박용택을 우익수 뜬공, 김현수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낚았다.
첫 등판에서 구속이 147km를 찍었다. 동기선수들인 삼성의 양창섭, 두산의 곽빈 등에 비해 뒤늦은 데뷔전이었지만, KBO리그의 간판타자들을 제압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에는 실점이 잦아지면서 경험 부족과 프로의 높은 벽을 느꼈다.
하준영은 작년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는 변화구도 좋아지고 제구력도 나아졌다. 특히 직구의 스피드가 높아져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44km를 기록했는데 시즌에 들어가면 더 빨라질 것 같다. 작년에는 직구 평균이 141~142km 정도 나왔다. 올해는 143~144km까지 높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년 차의 목표도 뚜렷하다. 1년 내내 1군에 남는 것이다. 하준영은 "작년에는 경험도 없었고 여유도 부족했다. 올해는 여유가 많이 생겼고 자신감도 있다"며 "올해는 1군에서 보다 많은 경기를 해야한다. (불펜요원으로 나선다면) 임기준 선배처럼 50경기 이상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