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정우성 "오랜만에 따뜻한 캐릭터, 훨씬 자유로웠다"[Oh!커피 한 잔]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9.02.24 08: 45

배우 정우성이 착한 영화로 돌아왔다.
영화 ‘증인’(감독 이한)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 분)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극 중 정우성은 살인 용의자의 변호사 순호 역을 맡아 그간 '더킹' '강철비' 등에서 보여준 강인한 카리스마를 벗고 인간적이고 소탈한 캐릭터로 변신해 새로운 매력을 전한다.

정우성은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센 캐릭터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연기를 펼친 것에 대해 "어색하지 않았다. 그런 일상의 풍요로움, 일상안에서의 감정이 훨씬 더 자유롭고 풍요롭지 않나. 장르물에서는 상대에게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긴장감이 있는데 일상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훨씬 더 풍부한 표현, 자유로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상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법한 비현실적인 미모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정우성은 순호라는 인물에 완벽하게 녹아 들었다. 그는 "순호를 준비할 때 많은 콘셉트를 잡으려고 하는데 스태프들이나 감독이 어떻게 하면 정우성처럼 보이지 않을까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그런 고민을 깨는 것이 첫 번째 저의 작업이었던 것 같다. 의상팀은 '뭘 입혀도 정우성이에요' 하는데(웃음) 왜 그런 고민을 하지 싶었다. 정우성이 어떻게 순호의 감정을 표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스태프들에게 그냥 내가 순호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고민이었다. 첫 촬영하고 나니까 스태프들이 괜히 걱정했구나 라고 하더라"고 순호라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영화 '증인'은 그야말로 '착한' 영화다. 극 중 지우가 순호에게 던지는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는 물음은 보는 이들에게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정우성은 "사람이 미련하게 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관계 안에서의 예의, 사회와 관계 안에서 나의 자리, 직군 안에서의 의식 이런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너 착하면 손해봐, 매력없어'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그 이야기는 무서운 거다. 작품 안에서도 갑자기 나쁜 캐릭터의 매력이 돋보일 떄가 있다. 사실은 착하기는 힘들다. 심심하고 외로울 수 있다. 그걸 조용히 뚝심있게 지킬 수 있다면 그 은은한 빛은 아름답고 온화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영화 속 순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배우 정우성 역시 순호처럼 포기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순호의 직업과 배우라는 직업에는 차별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큰 결정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저에게 상업영화 시나리오가 많이 오는데 다 내가 해야해 라고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배우들이 해도 되지 않을까 라고 놓는 것도 그런 선택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예산이 작은 영화여도 나보다 경험이 없는 새로운 영화인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때 나의 경험을 나눠줄 수 있는 시도들이 전반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큰 선택만이 모든 것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예를들어 '비트' 는 나에게 많은 것을 줬지만 영화가 가지는 영향력, 한 배우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크게 의식 시키는 영화였다. 영화를 함부로 하면 안되는구나 싶었다. 폭력의 미화 그런 것들을 제 스스로가 지양하게 됐다. 티는 안나지만 스스로의 작은 결정들에 대한 기준이 소신이 되는 것이고 그런 것이 계속 쌓이다 보면 나나 그가 속해있는 집단 안에서의 분위기에도 작은 영향력으로 존재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과도한 책임감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책임감의 무게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적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봐야하는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책임감, 25년이 넘는 경력자로서의, 영화인으로서의 의식에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보살필 때 책임감과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내 것으로 끌고 가는 능력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mk3244@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