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 열린 국제대회 도중 열린 행사서 우스꽝스런 일이 발생했다. 사회자가 선수들에게 주먹을 쥐고 '파이팅' 포즈를 원하자 외국 선수들이 어리둥절한 것. 외국 선수들은 서로 멱살 잡고 싸우는 시늉을 하며 서로 웃었다.
#지난해 11월 한국체육기자연맹은 '바람직한 스포츠용어 정착을 위한 스포츠미디어 포럼'을 개최했다. 스포츠계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용어를 바로 잡자는 취지에서 포험을 열었다. 연사로 나선 홍윤표 OSEN 선임기자는 스포츠계에 녹아든 일본식 표현인 '파이팅'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기자는 "일본에서도 '파이팅' 구호를 쓰지 않는다. 대신 '간바레'라는 단어를 쓴다. 우리도 '으라차차', '아자아자' 등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팅'은 영미권에서도 통용되지 않는 용어다. 자칫 상대를 윽박지르는 표현으로 오해받기 쉽상이라는 설명이다.
더 선은 지난 11일 경남에 입단한 조던 머치의 입단식 장면에 대해 영국팬들이 비웃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머치의 입단식에 대해 영국 및 유럽팬들은 'The Fisters'라는 민망한 별명을 붙였다. 성기와 관련된 번역하기 어려운 정도의 말이다.
한 팬은 "경기 전 마스코트와 복싱 경기를 하려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국제대회에 참가한 선수들과 같은 의견이었다.
파이팅을 외치는 것은 단순히 체육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모든 곳에서 통용된다. 힘내자는 의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지양해야 할 일이다. '바람직한 스포츠용어 정착을 위한 스포츠미디어 포럼'에 참석한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파이팅'이라는 구호는 무서운 말이다. 일제시대 가미가제가 전투에 나가기 전 외쳤던 말에서 유래됐다. 전쟁에서 사용되는 말이 어느덧 우리가 스포츠를 대하는 태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신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단어라면 과감하게 버리고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 속에 들어있는 내용이 큰 문제다. 해외에서 비웃는 것이 무조건 문제라는 말도 아니다. 그 내용을 모르면서 무조건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일제 침략의 잔재가 문화 속에 그대로 들어가 있고 문제가 되는 상황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이다.
머치에 대한 보도를 계기로 다시 돌아봐야 한다. 스포츠는 전쟁을 펼치는 것처럼 임해야 하지만 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경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