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허행운 인턴기자] 비디오 판독 규정을 지킬 수 없던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데일리 미러’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벨틴스 아레나에서 열린 샬케04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발생했던 비디오 판독 시스템(Video Assistant Refree, 이하 VAR)에 따른 판정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 경기에서 결정적인 VAR 판독은 총 두 차례 있었다. 첫 번째는 전반 35분 맨시티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핸드볼 파울 상황, 두 번째는 전반 45분 페르난지뉴의 페널티 박스 내에서의 파울 상황이었다.
경기 종료 후에 두 번째 VAR 판독 상황에 대해서 페르난지뉴의 파울 이전에 샬케의 오프사이드 파울이 선언되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일부 팬들의 의견에 따라 판정에 대한 작은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데일리 미러’가 지적한 것은 첫 번째 판독 상황이었다. 다니엘 칼리주리의 슈팅이 오타멘디의 오른쪽 팔에 맞고 골라인을 나가자 카를로스 델 세로 주심은 처음에 코너킥 선언을 했다. 샬케 선수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주심은 VAR 심판진과의 의견 교환 이후에 최종적으로 페널티킥으로 판정을 번복했다.
하지만 UEFA가 발표한 VAR 규정에 따르면, 이 상황의 경우 판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주심이 직접 핸드볼 파울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이드 라인 뒤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리플레이를 봐야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사실에 기반한 결정(Facutal Decisions)’은 주심이 직접 모니터를 볼 필요가 없다. 여기서 사실에 기반한 결정이란, 오프사이드 여부나 결정적인 파울이 페널티 박스 안인지 바깥인지 등에 대한 결정을 말한다. 이 경우에는 필드 밖에서 모니터를 통해 상황을 지켜보는 VAR 심판진의 사실 전달만 듣고 주심이 최종 결정한다.
페널티킥으로 연결되는 핸드볼 파울의 경우, 선수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주심의 몫이다. 즉 이 경우 ‘사실에 기반한 결정’이 아니기 때문에 주심이 직접 필드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리플레이를 확인한 후 최종 결정을 주심이 내려야 했다.
하지만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심이 모니터를 볼 수 없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필드에 설치된 모니터가 고장난 것. 어쩔 수 없이 주심은 VAR 심판진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이번 경기가 이 경기장에서 처음 VAR판독을 실시한 경기도 아니다. 이미 VAR을 도입한 분데스리가 경기가 펼쳐졌던 경기장이기에 이와 같은 기계 고장 문제는 더욱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데일리 미러’는 유럽 축구 연맹이 VAR에 큰 투자를 했음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하며 결과적으로 '규정에 어긋난(illegal)'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힘든 경기에서 3-2 승리를 따낸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나는 VAR의 팬이다. 두 번의 페널티킥과 퇴장 모두 옳은 판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사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luck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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