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선수가 아픈 과거에 대해 털어놨다.
2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홍성흔 선수가 인생의 은인인 이해창 선수를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홍성흔 선수는 부모의 이혼에 대해 "합숙생활하느라 분위기를 아예 몰랐다. 제가 집에 들어왔는데 들어올 때마다 엄마가 안 계셔서 눈치를 챘다. 형이 야구를 할 수 있게끔 서포트해줬다"며 "아버지는 직장이 강원도에 있으셔서 그때 당시 택시를 그만 두시고 자격증을 따서 수지침을 하셨다. 그걸 강원도에서 하셔서 집에 오실 일이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합숙을 하면 부모님이 로테이션으로 밥당번이 있었다. 부모님들이 오셔서 같이 챙겨주는데 저는 어머니가 안 계시지 않았나. 금전적으로도 부족할 때라 형이랑 사촌누나랑 경동시장을 가서 배추가 널브러져 있는 구석이 있다. 그걸 모아서 미안하지만 깨끗이 씻어서 국 끓여서 계란프라이 해서 밥을 내놨는데 지금은 너무 감사한데 그 당시는 창피했다. 차라리 안 왔으면 좋았다고 생각했다. 친구들 보기도 그렇고 너무 창피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한 "어려서부터 그것이 상처가 됐으니까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게 인생의 목표다. 우울함을 겉으로 표현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거고 프로야구 선수도 되지 못했을 거다. 이해창 선배님이 '참고 이겨내야 해, 너는 밝은 아이고 에너지 좋은 아이야'라고 해주시니까 이겨낼 수 있었다"며 이해창 선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어린 시절 홍성흔 선수를 도와줬던 동네 주민들과 만난 후 그는 이해창 선수를 보기 위해 그라운드로 향했다. 긴장감 속에서 이해창 선수를 기다린 홍성흔 선수는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이해창 선수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이해창 선수는 "찾아줘서 고맙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잘 견뎌준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32년 만에 보니까 너무 고맙고 좋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급성 뇌경색이 와서 6개월 동안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고.
이해창 선수는 "성흔이가 나를 보고 야구를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가만히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도봉 리틀 야구단에 한 번 가봤던 것밖에 없는데, 똘망똘망한 친구가 있어서 봤는데 그 친구가 홍성흔 선수다. 진짜로 잘하고 다른 건 둘째 치고 야구는 열심히 하는 게 잘하는 건데 정말 열심히 잘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홍성흔 선수는 자신의 코치 유니폼을 이해창 선수에게 선물하며 훈훈한 시간을 가졌다. / besodam@osen.co.kr
[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