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 홍성흔의 아픈 과거가 공개됐다. 늘 웃는 모습과 에너지로 야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레전드로 성장하기까지 힘들었던 그의 과거는 마음을 짠하게 한다. 아픈 과거를 딛고 야구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은인' 이해찬 선수가 있었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홍성흔 선수가 인생의 은인인 이해창 선수를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홍성흔 선수는 "내가 찾고 싶은 인연은 전 프로야구 선수 이해창 선배님이다"고 밝혔다. 홍성흔은 방송에서 처음으로 '위기의 순간'에 대해 언급했다. 누구보다도 화려했던 야구 인생을 살았던 그에게 위기가 있었으리라 크게 예상할 수 없었지만, 홍성흔은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성흔은 "부모님의 이혼으로 경제적으로 엄청 힘들었다. 공을 꿰매 쓰고 글러브도 꿰매썼다"고 고백했다. 그는 "야구를 그만 두고 싶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이해창 선배님을 딱 한 번 뵀다. 그때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말은 해주셨다. 덕분에 고비들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홍성흔 선수는 "합숙을 하면 부모님이 로테이션으로 밥당번이 있었다. 부모님들이 오셔서 같이 챙겨주는데 저는 어머니가 안 계시지 않았나. 금전적으로도 부족할 때라 형이랑 사촌누나랑 경동시장을 가서 배추가 널브러져 있는 구석이 있다. 그걸 모아서 미안하지만 깨끗이 씻어서 국 끓여서 계란프라이 해서 밥을 내놨는데 지금은 너무 감사한데 그 당시는 창피했다. 차라리 안 왔으면 좋았다고 생각했다. 친구들 보기도 그렇고 너무 창피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어려서부터 그것이 상처가 됐으니까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게 인생의 목표다. 우울함을 겉으로 표현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거고 프로야구 선수도 되지 못했을 거다. 이해창 선배님이 '참고 이겨내야 해, 너는 밝은 아이고 에너지 좋은 아이야'라고 해주시니까 이겨낼 수 있었다"며 이해창 선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어려웠던 시절을 털어놓은 홍성흔 선수는 어린 시절 자랐던 중랑구 묵동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여전히 홍성흔 선수를 기억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특히 배고프던 시절 엄마처럼 대해주던 떡볶이집 할머니는 홍성흔 선수를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수많은 사람들의 진실된 애정이 있어 그가 이토록 존경 받는 프로야구 선수로 훌륭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홍성흔 선수는 '인생의 코치'이자 '야구인생의 은인'인 이해창 선배와 재회한 후 자신의 아들과 시간을 보내는 등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시청자들에게도 눈물과 희망 그리고 감동을 선사한 재회였다. / besodam@osen.co.kr
[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