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때 사랑한다' 류수영이 아내에게 집착하는 남편 캐릭터를 리얼하고 소름돋는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23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는 강인욱(류수영 분)이 아내 윤마리(박하나 분)를 향해 폭력을 가하고, 총으로 위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재벌 2세 강인욱은 세련된 매너와 패션 감각,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 능력까지 갖춘 건하그룹의 후계자이자 사장이다. 재벌가 미혼녀들이 가장 탐내던 신랑감이었지만, 가난한 미술학도 윤마리와 결혼했다. 이유는 단 하나, 윤마리가 자신의 어머니와 얼굴이 닮았기 때문.
윤마리는 어릴 적 세상을 떠난 강인욱의 모친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남편의 집착적인 사랑을 받았고, 벗어나려고 도망친 적도 있지만, 여러 번 붙잡혀 집으로 끌려왔다. 그럴 때마다 남편의 감시와 집착이 심해져 방 안에서 그림만 그리게 됐다.
윤마리는 '재건 성형'으로 유명한 성형외과 전문의 서정원(지현우 분)를 찾아가, "내 얼굴을 바꿔달라.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완전히 바꿔달라. 인생을 바꾸는 수술을 한다고 들었다. 내 얼굴이 내 인생을 망쳤다"며 부탁했다.
그러나 자세한 이유를 모르는 서정원은 "사고로 인해서 바꾸는 게 아니라 미용 수술이면 날 잘못 찾아왔다"며 거절했다.
윤마리는 시댁에서 보낸 임신을 돕는 한약을 버렸고,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 아이를 이유로 날 또 가둘 거잖아"라며 거부했다. 이를 본 강인욱은 "널 보호하고, 지키는 거다. 세상에 나만큼 널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윤마리는 말다툼을 하다, 강인욱의 어머니를 언급했고, 눈빛이 변한 강인욱은 아내에게 폭력을 가했다.
윤마리가 그린 자화상은 공모전에서 당선됐고, 이 얘기를 친구와 나누기 위해 만났다. 그 자리에는 친구의 남자친구도 있었는데, 강인욱은 아내 윤마리가 낯선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오해했다. 이후 윤마리를 다시 집에 가뒀다.
남편의 의처증과 이중적인 행동에 지친 윤마리는 도망쳤고, CCTV로 아내를 감시하던 강인욱은 분노했다.
윤마리는 성형외과 의사 서정원을 다시 찾아갔고, 셔츠를 벗어 폭력으로 인해 온 몸에 멍이 든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이 얼굴로는 도저히 살 수가 없다. 도와달라. 살고 싶다"며 "그 사람이 알아보지 못하게 내 얼굴을 바꿔달라. 그게 아니면 죽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선생님께 내 목숨을 구해달라고 부탁드리는 거다"라며 오열했다.
강인욱은 치매에 걸린 윤마리의 엄마를 인질로 잡고, 아내를 요양원으로 불러들였다. 윤마리는 어쩔 수 없이 남편 강인욱과 집으로 돌아갔고, 그 이후 강인욱의 폭력성은 더욱 심해졌다.
강인욱은 윤마리를 향해 총을 겨눴고, "걱정하지마라, 총알은 없다"면서도 "어머니도 당신처럼 수없이 도망쳤다. 그리고 아버지 손에 수없이 잡혀왔다. 도망치고 잡혀오고, 도망치고 잡혀오고. 그러다 결국 어머니는 죽어버렸다. 장례식 끝나고 아버지한테 물어봤다. 왜 그렇게 어머니를 놔주지 않았냐고. '내 여자니까' 그러셨다. 진짜 웃긴 게 뭔지 알아? 당신을 만나고 나서 그걸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폭력성을 그대로 보고 배운 강인욱이 점점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보여줘 비극을 짐작케 했다. 여기에 류수영은 실감나는 연기로 캐릭터를 소화해 몰입감을 높였다./hsjssu@osen.co.kr
[사진] '슬플 때 사랑한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