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민남편' 권오중이 갱년기 파티를 통해 속마음을 털어놨다.
24일 오후 방송된 MBC '궁민남편'에서는 '내 동생 오중이는 갱년기다'라는 주제로 권오중의 자신감 회복을 위한 특급 이벤트가 펼쳐졌다.
앞서 권오중은 촬영 중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렸고, 이를 본 차인표와 김용만은 동생 권오중을 짠하게 생각했다. 권오중의 자신감 회복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위해 '갱년기 파티'를 계획했다. 이후 차인표, 김용만, 안정환, 조태관은 '권오중의, 권오중에 의한, 권오중을 위한' 특집을 꾸몄다.
안정환과 조태관은 예고없이 권오중의 집에 들이닥쳤고, 놀란 권오중은 말을 잇지 못했다.
안정환은 "형수님이랑 혁준이는 어디 갔냐?"고 물었고, 권오중은 "목요일마다 영화를 보러 간다. 목요일마다 새 영화가 개봉한다"고 답했다.
거실에는 권오중의 아들을 위한 플래카드와 응원 메시지가 눈에 띄었고, 권오중은 "혁준이가 고등학교까지 밖에 못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가 마지막 졸업이니까 잘해주자고 생각해서 플래카드도 만들고, 사람들도 많이 와서 축하해줬다"고 밝혔다.
현재 권오중의 아들은 대학에 다니고 있으며, 권오중은 "이때까지도 혁준이의 대학이 다 떨어져서 결정된 게 없었다. 졸업식이 끝나고, 대학교 입학식 전날 추가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차인표와 김용만은 '오중아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레드카펫을 깔면서 파티를 준비했다.
차인표는 "여수 포장마차에서 우는 오중이를 보면서 '갱년기구나' 느꼈다. 성인이 되면 파티를 해주는데, 그런 것처럼 갱년기 파티를 해주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인생이 살다보니까 그렇게 길지 않다. 우리 앞에서 울었지만, 우리가 없었으면 혼자 얼마나 외로웠겠냐"고 말했다.
권오중은 안정환이 준비한 턱시도를 멋지게 차려 입고, 레드카펫을 밟으면서 영화제 시상식에 온 배우처럼 등장했다.
본격적인 갱년기 힐링파티 전, 차인표는 "드라마에서 갱년기 환자 연기를 했었다. 그때 기억나는 대사가 '물은 건너라고 있는 거고, 갱년기는 극복하라고 있는 거야'라는 대사다"라며 극복하자고 했다.
권오중은 초반부터 "살짝 울 뻔 했다"며 "한 달 반 전에 병원을 찾아갔었다. 실제로 갱년기가 있고, 갑자기 욱하고 감정 조절이 안 된다"고 고백했다.
차인표는 권오중의 지난 삶과 데뷔 때부터 현재까지 약력을 읽었다. 그는 1993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속의 그대' 안무를 맡았고, 1994년 영화 '젊은 남자'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차인표는 "희귀병으로 투병하는 아들을 간병하면서, 절망 속에 사는 분들을 도우며 살겠다고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권오중의 갱년기 치료를 위해 심리극 전문가 김영한 소장이 등장했다. 이어 권오중이 주인공인 심리극이 시작됐다.
실제 갱년기 치료에 쓰이는 이중자아 기법이 사용됐고, '힘든 걸 티내면 안돼vs힘든 걸 표현해도 돼'라는 마음이 얘기를 나눴다.
전문가는 "넌 가장이잖아. 가장은 자기 생각과 행동, 책임감을 가지고 가야지. 마음 속에서 힘들고 우울한 마음이 있어도 내색하면 안 돼. 넌 가장이잖아. 가족을 위해서만 생각해야 돼"라고 했다.
반대로 차인표는 "오중아 나도 네 마음이야. 나는 너를 지난 48년 동안 쭉 봐왔는데"라고 했고, 이때 권오중은 눈물을 흘렸다.
전문가는 "그렇게 눈물 흘리는 것도 안 돼, 항상 웃어야지. 그런 모습 보여주면 가족들이 어떻겠니. 너하나만 바라보고 있는데"라고 했고, 차인표는 "너 잘하고 있어. 최고의 아빠야. 권오중 짱이라고. 아빠 금메달 딴 사람 같아. 슬프면 울어도 돼. 가족들한테 표현을 안 해서 혼자 있을 때 우는 거야"라고 위로했다.
차인표는 "오중아 네가 때로는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기력이 더 빠지면, 아들 혁준이가 어떻게 살까 걱정하느라 앞이 안 보이고 그러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하루하루를 너무 잘해내고 있다. 최고의 아빠이자, 최고의 남편이자, 최고의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오중은 "많은 주변 사람들이 용기를 준다. 내 상황에 대해서 힘내라고 용기를 주는데, 사실 당사자가 아니면 모른다. 당사자들만 알 수 있는 아픔이 있다"고 했다.
다음에는 김용만이 '희망'을 대신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권오중은 "희망아, 난 우리 애가 나을 줄 알았다. 우리 애가 나한테 가끔씩 자기 언제 나아지냐고 물어본다. 뭐라고 얘기해야 돼?"라며 눈물을 쏟았다.
권오중의 아들은 전세계적으로 희귀한 병을 앓고 있다. 한국에서는 딱 한 명이고, 전세계적으로 15명 정도 된다고.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권오중은 "특별한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안 키워보신 분은 모를 거다. 굉장히 힘들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교만하고 내가 잘난 줄 알았을 거다. 아이를 통해 낮아진다. 배운 게 많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권오중의 질문에 김용만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해서 희망이 없는 게 아니다"고 답했다.
'궁민남편' 멤버들은 권오중을 향해 "오중아 잘하고 있어"라고 외쳤고, 전문가는 "나를 위해서 잘 노는 방법도 중요하고 필요하다"며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김용만은 "제일 중요한 선물이 있다"고 했고, 권오중의 아내가 등장해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아내는 "제2의 사춘기를 맞은 자기를 위해서 영상 메시지를 보낸다. 우리가 벌써 23년째 부부더라. 그 당시 어려웠던 결혼을 누나인 나와 해준 용기에 감사하고, 특별한 우리 가정을 함께 지켜가고, 양육해 준 자기한테 감사하다. 나 혼자였다면 불가능했다. 자기는 최고의 아빠이자, 최고의 남편이다. 상남자였던 자기도 사랑했지만, 지금의 자기가 더 좋다. 나날이 너그러워지고 관대해지는 자기를 더 사랑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눈물을 보인 권오중은 "사실 아내한테 갱년기가 먼저 왔다. 아내 갱년기 때 나도 굉장히 힘들었다. 왜 갑자기 짜증을 내고, 우는지 몰랐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다. 난 행복한 갱년기를 보내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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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궁민남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