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변할 것"..MBC 아나 31人 밝힌 사진집부터 김정현 SNS 논란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2.25 16: 46

MBC 아나운서국이 변화를 모색한다. 사진집으로 시작되는 리브랜딩을 통해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고, 기존에 굳어진 아나운서의 틀을 깨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25일 오후 서울 상암 MBC 2층 M라운지에서는 '2019 MBC 아나운서국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황선숙 MBC 아나운서 국장을 비롯해 전원이 참석했으며, 진행은 서인 아나운서가 맡았다. 최승호 사장도 참석했다. 
2019년, MBC 아나운서들이 새로운 포부를 전한다. 뉴미디어 시대에 발맞춰 공영방송 MBC의 아나운서들도 그에 맞춰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꾀한다. 기존 MBC 아나운서들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공영방송 아나운서로서 신뢰성 강화와 전문성 확대는 물론 그간 TV 속에만 갇혀있던 활동 반경을 확대, 뉴미디어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방송을 위한 출사표를 던진다. 역동하는 미디어 환경을 주도하며, 시청자와 더욱 가까이 만날 MBC 아나운서들이 직접 나섰다. 

올해 4가지의 큰 계획을 세웠다고. MBC 아나운서 사진집 발간, 디지털형 아나운서 탄생, 소통과 나눔을 위한 고궁낭송회, 통일시대를 대비한 우리말 지킴이 '겨레말을 찾아서' 등이다. 
2019년은 아나운서국의 도약과 재충전의 시기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MBC 아나운서들은 최근 적극적인 자기 PR을 위해 실물 사진집을 발간했다. 클릭 몇 번이면 사진을 검색해 찾아보기 쉬운 세상에 아날로그적인 따뜻함을 전하고자 준비한 사진집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아나운서국의 의지가 담겨 있다.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사내외 제작진과 언론관계자들에게 이를 배포, 보다 직접적인 접촉으로 다양한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고자 한다.
황선숙 아나운서 국장은 "딱 이틀 후면 국장이 된지 100일이 된다.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최초의 여성 아나운서 국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어깨에 조금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가는 것 같다. 오른쪽에서 날 보좌하는 제1부장 신동진 아나운서, 왼쪽에는 제2부장 박경추 아나운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로 아나운서 일을 시작한지 33년이 됐다. 올 한해 아나운서국을 삼삼하게 이끌어갈 예정이다.  사장님도 아나운서국을 팍팍 밀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또, 황선숙 아나운서 국장은 "그 일환으로 첫번째 프로젝트는 사진집 발간이다. 국장이 되자마자 사진집을 만들고 싶었다. 아름다운 아나운서 후배들의 모습을 책자에 담아보면 어떨까 싶더라. 이런 순수한 소망에서 시작했다"며 "앞으로 아나운서들의 이미지를 관리하고, 마케팅 및 MBC의 아이콘으로 관리하고 홍보하려고 한다"며 포부를 공개했다. 
이어 입사 9개월 차 신입 아나운서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고, 김정현, 김수지, 이영은이 등장했다. 
김정현 아나운서는 "언제 9개월이 지나왔나 싶을 정도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아직은 어려운 점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올 한 해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방향 설정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한해로 삼아야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김수지 아나운서는 "아나운서 합격 전까지는 합격에 급급해서 별 다른 생각을 못했다. 입사를 하고나니 '어떤 아나운서가 되느냐'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더라. 지금 열심히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이영은 아나운서 역시 "아무것도 모른 채 입사해서 여러가지 성장통도 겪어봤고, 시행착오도 겪었다. 나름 좋아진 것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아나운서로서 포부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정현 아나운서는 "너무 정신없는 9개월을 보냈다. 스스로 가진 게 없는 사람인데, 정말 노력하고 방송에서 애를 쓰려고 했던 것 같다. 스스로의 한계와 부족한 점에 대해 많이 느꼈다. 올 한해는 내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삶이 돼야할 것 같다. 자신만의 취미, 콘텐츠가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오늘 댄스 학원에 처음 간다. 첫 수업이다"며 웃었다.
김수지 아나운서는 "흔히들 방송을 할 거면 철없고, 자유로워야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꼭 철이 안 들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지금도 아나운서 국에서 무거움을 맡고 있지만, 앞으로 쭉 무겁고, 철든 아나운서로 자라고 싶다"고 했다. 이영은 아나운서는 "난 반대로 너무 철이 없고 자유로워서, 문제 아닌 문제였다. 조금 더 단단해지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더 성장하고, 많이 경험하고, 더 좋게 발전하는 아나운서가 되도록 하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구은영, 이진 아나운서는 2개월의 제작기간이 소요된 사진집을 직접 설명했다. 
구은영 "사진을 보여주면서 '단순히 예뻐요'를 어필하려는 게 아니다. 좀 더 명확한 아나운서의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서 찍었다", 이진 아나운서는 "파업과 여러번의 제작 거부를 통해 언론인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나운서 개개인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는 없었다. 리브랜딩 기회의 일환으로 치열하게 고민해서 만든 결과가 오늘의 사진집이다"고 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디지털형 아나운서의 탄생'에 대해서 설명했고, "내가 입사했던 시절, 12년 전에는 아나운서가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많은 활약을 했다. 그때는 한 프로그램의 영향력도 컸다. 하나의 방송에만 나와도 인지도와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그러나 지금은 한 프로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예전만큼의 인지도를 바라기 힘들다. 이런 상황을 온전히 미디어 환경의 변화 탓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아나운서한테는 부족한 점이 없었을까 싶었다. 우리가 채울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편성의 위기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남들이 모두 좋아하는 프로그램보단,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나만의 콘텐츠를 선택하고, 나만의 이야기를 해야한다. 유튜버가 방송에 많이 출연하는 것과 연관된다. 아나운서는 진화해야 한다. 자신만의 콘텐츠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돼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유튜버로 활약하는 '안경 아나운서'로 유명한 임현주 아나운서, 강다솜 아나운서, 서인 아나운서 등을 언급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우리 아나운서국에서 이번에 새롭게 출범하는 게 있는데, 디지털랩이다"며 "입사 때부터 '정해인 닮은꼴'로 유명했던 김정현 아나운서가 'M본부막내'라는 콘텐츠로 방송국 뒷이야기, 비하인드 등을 전해 드릴 예정이다. 강력한 인플루언서로 키워보고자 한다"고 했다.
아나운서들의 프레젠테이션 이후에는 취재진들과의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연예인과 유튜버 등에 밀린 '아나운서들의 위기설'에 대해 신동진 아나운서는 "몇 년간 불안정한 시기를 겪었고, 타 부서에 있던 아나운서들이 돌아왔다. 돌아와보니 예능국 고위 관계자가 예전에는 아나운서들이 나오면 기본적으로 인기, 관심도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예전같지 않다고 하더라. 확실히 아나운서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 같다. 아나운서가 많이 늘어나기도 했고, 실망감이 커져서, 기대치만큼 떨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더라. MBC에서 영향력 있는 아나운서들이 퇴사를 한 것도 있다. 아나운서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실제로 예전에는 MBC에 50명이었는데, 지금은 딱 30명선이다. 5분의3으로 줄었다. 그렇지만 어느 때보다 '해보자'라는 마인드가 강하다. 한 번 해보자는 열정만큼은 정말 높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동진은 "KBS는 정상화의 길을 가면서, '여유만만'에 아나운서들이 대거 출연하고, '전국노래자랑'도 아나운서 특집을 기획하고 있다고 하더라. 부럽기도 하다. 우리도 몸집을 키워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방향성과 우리가 가야할 길을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예능에 더 많이 등장해야 주목을 받겠구나 싶다. 개인 유튜버 채널도 활동하고, 아나운서국 조직 차원에서 개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지상파가 예전만큼의 많은 영향력을 줄 순 없어도, MBC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막내 아나운서 김정현의 SNS 논란이 거론됐다. 
앞서 김정현 아나운서는 지난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새벽 1시 40분에 뉴스 특보라니. 그래도 간만에 뉴스했다. #김정은부들부들"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새벽 뉴스특보에 불평을 했다는 이유로 직업의식 등이 언급되면서 구설에 올랐다. 김정현 아나운서는 장문의 해명글을 게재했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인스타그램을 폐쇄했다.
입사 9개월 차 신입 김정현 아나운서는 "큰 행사를 앞두고 심려를 끼쳐드려서 진심으로 죄송하다. 일이 이 정도로 커질 줄을 나도 상상하지 못했다. 직업 의식에 관련한 문제부터 시작한 것 같은데, 그날 특보는 내가 아니었지만, 바쁜 선배를 대신해 자원했다. 처음부터 불평불만이나 불만 등은 느끼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내 SNS는 선배들과 맞팔이 돼 있어서 정말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공개적인 공간에서 불만을 표현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그날 했던 말은 조금은 가볍고, 장난스러운 투정,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받아들여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똑같은 말이라도 다르게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선배 박경추 아나운서는 "이게 요즘 아나운서국 분위기다. 예전 같으면 김정현 아나운서는 이 자리에 나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개성을, 생각을 표출할 수 있고, 또 이러면서 배워가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아나운서들이 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황선숙 아나운서 국장은 "김정현 군의 사실을 보고 받고, 톡을 보냈다. '정현아 너 정말 큰 인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정현 아나운서는 새내기로 입사해 한 번도 어떤 일에 대해 그런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다. '어떻게 저렇게 신나게 아나운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서인 아나운서 역시 "지난 9개월을 지켜보면서 불평불만을 한 적이 없었다. 늘 할 일을 찾아서 하는 아나운서였다. 더 많이 배우고, 더 큰 아나운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진 아나운서는 "이번 일이 불미스럽거나, 행사에 지장을 준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SNS에서 자신의 생각을 남긴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 때문에 문제가 된다면 아예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본다. 더 활짝 열려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김정현 아나운서가 전혀 주눅들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고 했다.
선배들은 김정현 아나운서의 논란에 대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주의해야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했다.
"아나운서의 틀을 깨나가고, 새롭게 만들겠다"는 MBC 아나운서국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되고 있다./hsjssu@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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