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정근우는 올해 한화 베스트 라인업의 키를 쥐고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떠나면서 정근우는 글러브 5개를 챙겼다. 1루수 미트 3개, 내야 글러브와 외야 글러브 각각 1개씩을 갖고 캠프에 입성했다. 정근우는 지난해 이미 자신의 본래 포지션이었던 2루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팀을 위해 자신을 맞추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한용덕 감독은 정근우를 테스트하면서 동시에 정근우를 열쇠로 한 베스트 라인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골자는 ‘중견수 정근우’다.
한화는 지난 25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사실상 시즌 때 선보일법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정근우(중견수) -송광민(3루수)-제러드 호잉(우익수)-김태균(지명타자)-이성열(1루수)-하주석(유격수)-정은원(2루수)-최재훈(포수)-이용규(좌익수)가 타선을 구성했다. 단연 중견수 정근우가 이날 라인업에서 눈에 들어오는 부분.

이날 정근우는 무리 없이 중견수 수비를 소화했고, 또한 정근우를 비롯한 타선은 22안타를 집중시키며 15-2 대승을 완성했다. 타선의 화력을 극대화시키면서 정근우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은 셈이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한용덕 감독은 “오늘이 베스트 라인업이다”면서 “정근우가 중견수에 있으면 이성열과 김태균 등의 활용폭도 더욱 넓어질 수 있다”고 말하며 시즌 때도 삼성전에 들고 나온 라인업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실 지난해 정근우는 좌익수로 몇 번 경기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정근우는 당시 좌익수 자리에서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좌익수 전향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한용덕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운동 신경이 있어서 적응을 잘 할 줄 알았는데, 좌익수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좀 실망을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근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고, 다시금 외야로 보내는 대신, 본인의 부담이 덜한 중견수로 배치를 시키며 절충안을 찾았다.
나름의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경험 많은 외야수들이 정근우를 보좌하기로 한 것. 아직까진 중견수가 낯선 정근우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코너 외야수로 수비력이 좋은 이용규와 호잉을 각각 좌익수와 우익수로 배치시키기는 구상이다.
한 감독은 “코너 외야수로 나서면 좌우로 흘러나가는 타구는 힘들 수 있다. 중견수가 더 편할 것이다”라면서 “그래서 외야에서 경험이 많은 이용규를 좌익수로 돌리고, 우익수의 호잉까지 좌우에서 정근우의 부족한 부분을 상쇄하도록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근우가 외야수로 안착하기 시작하면, 베스트 라인업을 갖추면서 외야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 주전 라인업은 극대화되고 양성우, 최진행, 등 외야 한 자리를 노렸던 자원들에게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정근우의 중견수 이동이 팀 전체적인 전력 증대로 이어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과연 한용덕 감독의 ‘베스트 라인업’ 구상이 정근우의 중견수 안착으로 온전히 실행될 수 있다. /jhrae@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