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혁이 때로는 다디달고, 또 때로는 눈물나게 하는 매력 부자의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25, 26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준하(남주혁)은 노인들을 상대하는 효자홍보관에서 일을 했다. 준하는 지난 방송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혜자(김혜자)는 물론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언론매체 기자가 아닌 홍보관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준하. 혜자에게 "제발 좀 내 인생이 최악이란 걸 알려주지 말라고요. 안 그래도 죽지 못해 겨우겨우 사는데 옆에서 자꾸만 '넌 지금 최악이다', '더 나아져야 한다' 무책임하게 얘기하지 마세요"라고 소리친 준하의 어깨에는 삶의 힘겨움과 무거움이 고스란히 내려앉아 있었다. '흑화'한 듯한 남주혁의 고통스러운 눈빛과 표정, 말투는 몰입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물론 준하의 속마음은 따뜻했다.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약을 파는 것도 모자라 보험까지 들게 하려는 희원(김희원)의 계획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아들의 생사를 알지 못하는 샤넬 할머니(정영숙)는 '선의의 거짓말'로 다독였다. 과거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라 일부러 혜자를 밀어내고 쓰러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준하의 상황은 남주혁의 집중도 높이는 연기를 통해 보는 이를 안타깝고 슬프게 했다.
비록 꿈이긴 했으나 25세로 돌아온 혜자(한지민)의 완벽한 '연인'으로 등장한 장면은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남주혁은 뭇 여성들이 바라는 맞춤형 남자친구로, 남성들에게는 이상적인 데이트 상대의 교과서라는 호응을 얻었다. 눈물을 쏟아내는 남주혁은 함께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설렘주의보를 발동시키기도 했다.
남주혁의 구수한 트로트 가락도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애틋함과 애잔함의 감정 연기, 분노라는 감정의 폭발에 노래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남주혁은 매회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마력을 분출하고 있다.
달달할 때는 한없이 달게, 또 현실에 직면했을 때는 짠내날 정도로 많은 이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남주혁. 회를 거듭할수록 준하에 대한 이야기와 혜자와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눈이 부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