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메이저리그에는 ‘3대 특급 유망주’가 드디어 데뷔한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엘로이 히미네스(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바로 그들이다. 시범경기부터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개막전부터 4월초까지 빅리그에선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풀타임 6년을 뛰어야 FA 자격이 주어진다. 1년 풀타임 기준이 172일이다. 유망주들의 FA 취득을 늦추기 위해 172일 기준을 채우지 못할 4월 중순 이후에야 빅리그에 올릴 게 유력하다. 구단들이 선수를 1년이라도 더 붙잡기 위한 일종의 ‘꼼수’로 여겨진다.
대표적인 피해자가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특급 유망주 출신인 브라이언트는 지난 2015년 시범경기에서 타율 4할2푼5리 9홈런을 불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트리플A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172일 기준을 채울 수 없게 된 4월 중순에야 데뷔했다. 당시 브라이언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컵스 구단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데뷔가 늦은 브라이언트는 FA 자격 취득이 2021년 시즌 후로 1년 더 미뤄졌다. 후배들마저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자 브라이언트가 강한 목소리를 냈다.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디 애슬래틱’에 따르면 브라이언트는 “정말 끔찍하다.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일어날 일이다.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오프시즌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준비가 됐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것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4년 전 일에 대해 “개막전에 나갈 준비가 됐지만 (마이너로 내려가) 실망스러웠다. 개막 후 2주 동안 우울했다”고 떠올렸다.
구단들은 연일 특급 유망주들을 홍보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트는 “그것이 나를 화나게 한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안다면 홍보하지 말라. 그렇게 홍보를 하고도 스프링 트레이닝이 끝난 뒤 특정 날짜가 되기 전까진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한다. 선수들을 난처하게 만들며 상처를 주는 것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브라이언트는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서비스 타임 규정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FA 시장 한파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선수들은 이처럼 불합리한 서비스 타임 문제를 걸고 넘어지며 맞서고 있다. 새로운 노사협정(CBA)이 오는 2021년 12월로 만료되는 가운데 서비스 타임 문제는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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