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인 "제2의 박소담・김환희? 부담되지만 책임감 생겼다"[Oh!커피 한 잔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3.01 09: 10

 (인터뷰①에 이어) 1999년 강원도 영월에서 쌍둥이 자매 '그것'과 금화가 태어난다. 마을 사람들을 비롯해 아이들의 부모는 첫째 딸이 며칠 못 살고 죽을 것 같다면서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고 ‘그것’이라 부르며 방치한다. 
그것의 동생 금화는 뱃속에서 언니에게 다리를 물어뜯긴 탓에 장애아이로 자랐다. 부모가 죽자, 쌍둥이를 도맡아 키우게 된 조부모는 손녀들 때문에 한 집에 정착하지 못하고 수시로 이사를 다니며 2014년을 맞이했다. 태어나자마자 죽을 것으로 예상됐던 그것도 동생 금화처럼 어느 새 16세를 맞이했다. 
박웅재 목사(이정재 분)는 종교문제연구소를 차려놓고 사이비 종교를 몰아내는 데 힘 쓰는 척하지만 신에 대한 회의를 느껴 돈벌이가 우선인 종교인이 됐다. 하지만 가슴 한 켠에는 여전히 신이 살아 있다고 믿는다. 그가 우연한 계기로 쫓게 된 신흥종교 사슴동산의 비리를 파헤치는데, 예상보다 쉽지 않아 다시 한 번 회의감을 느낀다. 

박목사는 다행히 고등학교 후배 해안스님(진선규 분)을 만나고 그로부터 사슴동산의 경전을 찾으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도움을 받는다. 
장재현 감독의 4년 만의 신작 ‘사바하’(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외유내강, 공동제작 필름케이)는 쌍둥이 자매가 태어난 1999년부터 2014년으로 오기까지 음산한 배경과 음악, 푸른색 컬러로 오싹한 느낌을 자아낸다. 스릴러, 공포, 범죄, 오컬트적인 분위기로 진행돼 장르적 재미를 러닝타임 내내 만끽할 수 있다.
그것이자 금화를 맡은 배우 이재인은 서울 팔판동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내레이션이 영화 초반부에 분위기를 잡아주는 거라서 중요하게 생각을 했다. 감독님도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쎴다”며 “‘사바하’의 예고편에도 (내레이션이)나오니 저 역시 잘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하루 종일 녹음을 했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이재인은 동네 사람들의 괄시를 피해 외딴 섬처럼 떨어져 사는, 세상의 모든 슬픔을 통달한 듯한 금화의 내면을 표현하며 극을 이끌어나갔다. 지난해 8월 개봉한 영화 ‘어른도감’(감독 김인선) 이후 두 번째 주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사로잡을 만한 발군의 연기력을 뽐냈다.
이재인은 ‘제2의 박소담, 제2의 김환희라는 수식어를 얻은 기분이 어떠냐'는 물음에 부끄럽게 웃으며 겸손한 말투로 대답을 이어나갔다.
“(박소담과 김환희를)되게 멋있고 색깔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그런 말을 들으니 신기하고 뿌듯한 마음이 든다.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지만 책임감이 생겼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웃음).”
그러면서 이재인은 “제 연기를 볼 때 마음에 안 들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는데, 계속 고쳐나가면서 스스로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제가 봤을 때도 좋고 만족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부모님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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