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배우 이재인은 올해 16세, 중학교 3학년이 됐지만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외유내강, 공동제작 필름케이)를 촬영할 당시에는 중학교 1학년이었다. ‘사바하’는 지난 2017년 말부터 촬영을 시작해 2018년 초 크랭크업했다.
아역 이재인은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는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성숙함이 느껴지는 외모에, 참신한 개성으로 ‘사바하’의 인기를 끌어올린 이재인. 다음 작품을 더 기대하게 만든 그녀의 연기는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이재인은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외모가 성숙해보인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데 ‘나는 어른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 제 나이에서만 가질 수 있는 생각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경험을 해야 연기를 할 때 그 캐릭터의 느낌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배우가 다양한 캐릭터를 맡지만)하지만 지금 당장 어른스럽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작품 전체를)이해할 능력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미나문방구’(감독 정익환)에서 단역으로 시작한 이재인은 ‘우는 남자’(감독 이정범, 2014) ‘무서운 이야기3:화성에서 온 소녀’(감독 김곡, 2016)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 2017) 등의 작품에서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개봉한 ‘어른도감’(감독 김인선)에서 배우 엄태구와 호흡을 맞추며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사바하’가 두 번째 주연작인 셈. 스크린을 종횡무진 활약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 지금의 이재인으로 성장했다.
이재인은 “(스무 살이 돼 성인 배우가 됐을 때를 상상하면)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하지만 그때가서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록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배우의 책임감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피력했다. 16세답지 않게 생각이 깊은 면모가 돋보인 순간이었다.
‘사바하’에서 쌍둥이 자매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과감하게 삭발을 감행했고, 눈썹까지 직접 밀어버린 이재인은 “중학교 1학년 말에서 2학년 초라 불편하기도 했다”며 “사실 머리를 밀고 학교에 가발을 쓰고 다녔는데 불편했다. 하지만 작품에 필요했던 것이고 제가 오디션 때부터 할 수 있다고 말했기에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재인은 이번 영화에서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선배 박정민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박정민은 정비공 정나한의 어둡고 다크한 분위기, 컬러풀한 의상 및 헤어의 불균형한 모습을 통해 정체를 짐작하기 어렵지만 위태로워 보이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평소에 박정민 선배의 팬이었다. 좋아하던 배우라서 ‘사바하’에서 같이 촬영을 하게 돼 좋았다. (박정민이) 정말 나한의 모습으로 변해 있어서 놀랐다. 촬영할 때의 에너지가 좋아서 저도 그 모습을 보고 몰입도가 높아졌다. 그의 에너지가 제게도 와 닿아서 좋았다(웃음).”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선보인 박정민과 이재인의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사바하’는 강렬하고 탄탄한 서사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20일 개봉해 어제(28일)까지 9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누적관객수 167만 7410명(영진위 제공)을 돌파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