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이 '지역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그 첫번째 지역은 바로 경상남도 거제. 이 곳에서 만난 사장님들은 맛에서는 아쉬운 평가를 얻었지만, 백종원 앞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입담과 넉살로 웃음을 안겼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열두 번째 골목으로 거제를 선정했다. 거제도는 대한민국에 두 번째로 큰 섬이자 대한민국 대표 조선업의 도시로, '불황 무풍지대'라고 불렸다. 하지만 4년 전부터 닥쳐온 불황에 자영업자들까지 힘들어하고 있었다.
'골목식당' 촬영에 임하게 된 집은 충무김밥집, 보리밥&코다리찜집, 도시락집이었다. 친구에게 레시피를 받아 충무김밥 장사를 한 지 3년이 됐다는 충무김밥집 사장은 애교 넘치는 사투리로 첫 등장부터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음식 맛에서는 백종원의 혹평을 받았다. 특히 아무 맛도 안 난다는 평을 얻은 시래기국은 계속 끓이기를 반복하는 바람에 냄새까지 나는 상황이었다.
또 백종원은 김밥과 반찬들을 먹어보며 "평범한 맛"이라고 평했다. 주방 안 냉장고엔 김밥집 사장의 개인 물건들이 가득했다. 이를 하나씩 꺼내보는 백종원에 깜짝 놀란 김밥집 사장은 당황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백종원은 '요식업 14년차' 사장이 운영하는 보리밥&코다리찜집에 방문했다. 보리밥집 사장은 "살면서 내 음식이 맛없다고 한 사람은 없었다"며 자신의 요리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물가가 비싼 거제도 지역, 보리밥집 역시 높은 가격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음식 맛 역시 문제가 됐다. 보리밥집 사장은 음식을 내놓기 전 백종원에게 "거제도 음식 입에 안 맞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백종원이 반찬들을 먹으며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며 혹평을 하자 "내 음식은 '아랫 지방' 사람들 입맛에 맞춘 것"이라며 서울 사람들의 입맛엔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입맛이 다른 걸 어쩌라고"라고 외치기도.
그러나 백종원은 보리밥집 사장의 노력은 인정했다. 코다리를 옥상에서 말리려면 그만큼 손이 많이 가기 때문. 또한 직접 만든 밑반찬은 음식 솜씨가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맛이라고 칭찬했다. 입맛의 차이라고 말을 했던 보리밥집 사장은 상황실을 나가면서 백종원에게 지적받은 된장을 곧바로 바꿨고, 시종일관 웃으면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케 만들었다. /parkjy@osen.co.kr
[사진] '백종원의 골목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