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백종원이 거제도를 찾았다. 지방 특색이 확고한 거제에서는 백종원과 거제도 사장들의 충돌이 예고됐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백종원이 거제도 지세포항에서 지역 상권 살리기에 돌입했다.
백종원은 지금까지 제작비 등의 문제로 서울에서 주로 솔루션을 진행했다. 이날 백종원은 아래쪽 지방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거제도를 찾게 됐다. 거제도는 조선업의 쇠락으로 경기가 침체됐고, 음식점들은 그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상태.
백종원은 충무김밥집, 보리밥과 코다리찜 식당, 도시락집을 차례대로 찾았다. 충무김밥집 사장은 충무김밥의 원조 통영에서 직접 비법을 배워왔다고 한다. 해당 가게는 충무김밥 세트를 5천 원의 단일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다.
김밥 맛은 평범했다. 문제는 함께 제공되는 시래기국이었다. 백종원은 시래기국에 대해 "아무 맛도 안 난다. 밥 말아먹고 싶을까봐 일부러 맛 없게 한 거냐"면서 "이상한 냄새도 난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다행히 김밥에 곁들여 먹는 반찬은 훌륭했다. 특히 어묵은 서울에서 접하기 힘든 맛이었다. 생선 맛이 많이 나는 어묵에 백종원은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이내 백종원은 솔루션으로 메뉴 추가와 된장 교체를 제시했고, 사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보리밥과 코다리찜 가게를 찾았다. 솔루션 난관의 시작이었다. 해당 가게 사장은 자신의 음식에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식업 경력만 14년차에 식당 개업만 3번째라고. 하지만 사장은 자신의 음식 맛이 아래쪽 지방에만 맞춰져 있어서 백종원에게 맞지 않을까봐 걱정했다.
사장의 우려대로였다. 백종원은 달래 된장찌개를 한 입 먹자마자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보리밥 상차림이 제공됐다. 이번엔 나물들이 문제였다. 콩나물무침은 삶아서 무친 것이 아니라 볶아서 나왔고, 미역무침은 생미역을 사용했다. 생소한 방식으로 만든 나물에 백종원은 표정을 찌푸렸다. 이에 사장은 "그래서 위쪽 지방과 (입맛이) 다르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코다리찜 역시 백종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건조한 코다리를 사용해서 서울에서 먹은 코다리찜과는 다른 맛이 났다. 사장은 "여기 사람들은 꼬들꼬들한 식감을 좋아한다"고 해명했고, 결국 백종원은 "뭐든지 다 여기 사람들 입맛이라고 하면 어떡하냐"고 토로했다.
마지막은 도시락집이었다. 2개월 전 빚을 내어 도시락집을 연 사장은 실질적인 가장이 됐지만, 낮은 매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사장은 "막내 뒷바라지 하려면 한 30년은 더 해야 한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장이 내놓은 김밥은 모양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우엉김밥에서 쓴 맛이 났다. 달짝지근한 맛을 예상했던 백종원은 난색을 표했다.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두 사람의 의견 충돌이 공개됐다. 백종원은 사장에게 "(해당 음식들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사장은 "못한다"고 단호히 거절한 것.
거제도 사장들과 백종원의 거센 충돌이 예고되는 가운데, 백종원이 위쪽 지방, 아래쪽 지방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사장들과의 의견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