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래 풍상씨' 유준상에게 마침내 간 기증자가 나타났다. 믿었던 동생들에게 제대로 발등 찍히고 유일하게 곁에 남은 아내 신동미와 애써 담담히 살아가던 그 앞에 한 줄기의 희망이 비치며 분위기 대전환이 암시됐다. 과연 유준상이 간암을 극복하고 자신을 위한 새 삶을 살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 2TV 수목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 연출 진형욱 / 제작 초록뱀미디어) 29-30회에서는 간암 투병 중인 풍상씨(유준상 분)에게 간을 이식해줄 기증자가 나타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먼저 풍상의 아내 간분실(신동미 분)이 시동생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분실은 진상(오지호 분), 정상(전혜빈 분), 화상(이시영 분)에게 "그 사람 살릴 사람 가족뿐이에요"라고 호소했지만 진상과 화상의 반응은 냉담했다.
각자 과거 상처를 이유로 간 이식을 거부하는 진상과 화상에게 분실은 인간적인 분노를 느꼈고, "니들이 살려내. 간 내놓으라고! 평생 니들 위해 희생한 사람이야. 빈말이라도 준다는 소리 좀 하면 안 되니?"라고 소리쳤다. 이 같은 소란을 고스란히 들은 풍상은 "나 땜에 싸울 거 없다. 니들한테 간 안 받는다. 준다 해도 싫어. 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니들도 신경꺼"라고 담담하게 말해 보는 이들을 안쓰럽게 했다.
벤치에 나란히 앉은 진상과 화상은 마음에 동요를 느끼는 듯하면서도 "난 오빠 미워서 주기 싫어", "나도 마찬가지다. 사람 뒤통수만 안 쳤어도 이러지 않지"라며 끝까지 자신들 입장만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속 터지는 상황 속 분실은 풍상의 옆을 지키기 위해 옥탑방으로 들어와 살기로 했고, 그녀의 아버지 간보구(박인환 분)는 "너하고 뭔 상관이라고 병수발을 해? 이혼까지 한 마당에"라면서 "병수발 하는 게 쉬운 줄 알어? 안 해봤음 말을 말어. 난 너 못 보낸다"고 막아섰다.
결국 분실은 새벽녘 몰래 집을 나섰고, 모두 자신을 떠났을까 옥탑방 밖에 앉아 밤새 가족들을 기다리던 풍상은 분실을 보고 눈물이 핑 돌며 아이처럼 기뻐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풍상은 분실을 와락 껴안고 "안 올 줄 알았어. 당신 안 오는 줄 알았어"라고 말했고, 분실은 "내가 왜 안 와”라며 의리를 드러냈다.
진상, 화상에게 큰소리치긴 했지만 풍상을 살리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간 이식이 간절한 분실은 진상과 화상을 따로 찾아가 재차 설득했다. 하지만 진상은 "이건 형하고 내 문제니까 형순 빠져. 알지도 못하고"라고 거절했고, 화상 역시 "그럼 언니가 주던가요. 그럼 되겠네"라는 모진 말로 일축했다.
동생들의 외면 속에도 풍상은 동생들 걱정뿐이었다. 풍상은 아내 분실에게 "내 기억이 잘못됐나 봐. 동생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어. 그렇게 깊은 상처들을 가지고 있는지 정말 몰랐어"라며 오히려 자기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ㅊ분실은 "그것들 먹히고 입히고 부모 노릇 다 했잖아. 부모도 아니면서 하나도 남김없이 다 바치고 빈 껍데기만 남았는데 자격 있지"라고 그를 위로했다. 그런데도 풍상은 "생각해보니, 동생들 키운 것도 어쩌면 날 위해, 내 맘 편하자고 한 게 아닌가 싶어”라며 “나도 내 기억을 못 믿겠어. 첨엔 야속하고 미웠는데,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라고 속내를 털어놔 눈물을 유발했다.
풍상을 살뜰히 챙기는 분실의 모습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기적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이 온 것. 풍상의 전화를 대신 받은 분실은 놀라 "정말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라고 좋아하며 풍상을 깨웠다.
부스스 일어난 풍상에게 분실은 "당신 살았어! 기증자가 나타났대!"라고 말했고, 풍상은 놀라 벙하면서도 "뭐? 누가?"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생들의 외면 속에 기적같이 찾아온 기증자 소식에 풍상이 간 이식을 받고 삶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막내 외상(이창엽 분)이 마초남(이현웅 분)을 찾아가 조폭 생활로 돌아간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가족들 모두와 연락을 끊은 것은 물론 수소문 끝에 찾아온 조영필(기은세 분)까지 외면하며 방황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아울러 풍상의 간암 투병 사실을 전달자(이상숙 분)를 통해 알게 된 엄마 노양심(이보희 분)의 파렴치한 반응에 시청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았다. 그녀는 "나이가 몇인데 벌써 암에 걸려"라고 하는가 하면 "그러게 조심 좀 하지. 딱 지 애비 닮아가지고. 요즘 약이 좋아서 웬만하면 다 나아"라고 하는 등 거침없는 막말로 공분을 샀다.
이처럼 풍상의 간암 사실이 온 가족에게 알려졌지만 누구 하나 간을 떼 주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분실과 풍상이 느끼는 상실감은 커져갔다. 이 와중에도 동생들에 대한 원망은 조금도 없이 오히려 자기 반성하는 풍상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응원이 쇄도하고 있다.
또 방송 말미에 기적처럼 기증자가 나타나면서 분위기 대전환을 암시, 풍상이 성공적으로 간 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이후 전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유준상의 쾌유에 대한 응원은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왜그래 풍상씨’ 30회의 닐슨 수도권 시청률은 17.8%를 기록하면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다시 경신한 것. 뿐만 아니라 이는 압도적인 수치로 수요일 전체 시청률 1위까지 차지해 의미를 배가시킨다. /parkjy@osen.co.kr
[사진] '왜그래 풍상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