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의혹 사실로..."국기원장 권한 남용...이사회 비정상 운영"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9.02.28 10: 54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합동으로 지난 1월 14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국기원(이사장 홍성천) 사무 및 국고 보조금 검사 결과, 그동안 제기됐던 온갖 의혹들이 다 사실로 드러났다.
그동안 언론과 시민단체 등이 국기원 운영에 대해 각종 의혹을 제기해 왔고, 관련 민형사상 고소·고발 사건이 끊이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논란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오현득 전 국기원장은 직원 부정 채용, 정치자금법 위반, 횡령 및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문체부는 국기원 검사 결과, 국기원장은 기준과 절차에서 벗어나 권한을 남용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견제하고 감독해야 할 이사회는 비정상적으로 운영돼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다. 또 국고보조금 사업과 관련해서는 부당 지급 사례 2건과 납품 지체에 따른 지체상금 발생 1건을 확인했다. 태권도 해외 특별심사비는 현지에서 현금으로 받고 세관에 수입신고를 하지 않았다.

문체부에 따르면 국기원은 원장 권한을 남용, 법을 위반해 수익사업을 추진하고 소송료를 과다하게 지급했다. 또 명예·희망퇴직금 지급·채용 절차를 부적정하게 집행했다. 또 감사기능도 마비됐다. 국기원은 감사로 행정감사와 회계감사 2인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행정감사는 2016년도 7월 26일 해임됐고, 회계감사는 2018년도 9월 20일 사임했다. 이 때문에 이사회에 대한 자체 감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회계감사의 공석으로 이사회에 2018년도 정기 감사보고 및 연간 세입세출 결산서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도 이뤄지지 못했다.
국기원은 국고보조금도 마음대로 썼다. 2014년도 10월, 2016년도 2월과 11월 당시 연수처장의 지시에 따라 저개발 국가에 지원하는 전자호구용품 구매 계약을, 수의계약 자격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업체와 가격 협상도 없이 업체가 제시한 소비자 가격으로 체결했다.
더불어 태권도 시범단원을 선발하면서, 운영규칙에 특별선발 관련 세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2015년도 1차 특별선발 이후부터는 별도 평가절차 없이 추천대상자를 선발하고 있었다. 2015년도 1차 특별선발에는 추천자가 심사평가위원으로도 참석했고, 1차 특별선발 실기평가 결과에 따른 불합격자를 다음 차시에는 평가 없이 선발했다. 시범단 운영 사업비로 구매한 홍보물품에 대해서는 현재 국고보조금 유용 혐의로 검찰이 수사하고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기원은 2016년도부터 2017년도까지 3개국에서 4회에 걸쳐 특별심사를 실시했다. 국가협회의 요청 또는 국제제재 등 외화송금이 어려운 현지 사정의 이유로 출장자들이 귀국 시 미화 1만 달러 이하로 나눠 휴대해 들어왔는데 세관에 수입신고도 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이번 검사 결과에 따라 국고금 환수조치를 포함 지적사항 27건에 대해 국기원에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다. 또 수익사업을 위해 문체부 승인 없이 투자자와 협약(계약)을 체결한 건과 명예・희망퇴직지침을 개정해 명예・희망퇴직 처리 및 퇴직 수당을 과다 지급한 건 등 2건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수사 의뢰를 할 예정이다.
또 문체부는 국기원에 정관과 자체 규정을 보완해 공정성을 강화하고, 재산 상황, 세입세출 결산 현황 등 법인의 주요 정보 공개를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자체 감사 기능도 강화해 법인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검사 결과 처분요구에 대한 국기원의 이행상황을 지켜본 뒤, 필요하다면 국기원이 ‘공익법인법’에 준하여 법인의 사무 및 재산 상황을 감사하고 공개하도록 관련 법령의 개정을 검토하겠다”라며 “현재 국기원이 정관을 개정하고 있는데, 국기원이 세계태권도본부로서 다시 설 수 있도록 태권도계를 대상으로 공청회 등, 공론의 장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국기원 운영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letmeout@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