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믿고 놔두면 잘할 것 같다.”
두산은 올 시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와 총액 70만달러(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인센티브 35만 달러)와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지독한 ‘외인 악연’에 시달렸던 두산이다. 시즌을 함께 시작한 지미 파레디스는 21경기 타율 1할3푼8리 1홈런을 기록하고 방출 당했고, 대체 외인으로 온 스캇 반슬라이크 역시 타율 1할2푼8리 1홈런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중도 퇴출 당했다. 파레디스는 선구안에 문제를 보였고, 반슬라이크는 한국 무대에 적응해야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두산의 마음을 훔쳤던 호쾌한 타격이 아닌 맞히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여줬다.

페르난데스는 이들과는 다른 성향의 타자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년 간 마이너리그에서 타율 3할2푼 33홈런을 기록한 그는 775타석에서 68개의 삼진 밖에 당하지 않았다. 선구안과 맞히는 능력에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페르난데스의 훈련을 지켜본 김태형 감독은 “초반에 고전하더라도 믿고 기회를 준다면 충분히 적응하고 자신의 타격을 할 것 같다”고 믿음을 보였다.
타격 준비 자세에서 팔꿈치가 들려 있어 배트 스피드가 다소 느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배트가 나오는 순간에는 돌아 나오지 않고, 짧고 간결하게 나온다.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구춘 대회 3경기에서 9타석에서 삼진을 한 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2타석에서 안타는 한 개에 불과했지만, 볼넷도 2개를 골라내며 나쁘지 않은 선구안을 보여줬다. 정교한 제구가 장점인 일본 투수를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펼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페르난데스의 경기를 지켜본 두산 관계자도 "지난해 외국인 선수와는 확실히 성향이 다르다. 변화구에 대한 대처 능력도 좋아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두산은 3할 중반의 타율과 20홈런 이상을 때려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양의지가 FA 자격을 얻은 뒤 팀을 떠났다. 타선이 다소 헐거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일단 두산은 페르난데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페르난데스가 외국인 타자에 거는 기대대로의 모습을 보인다면, 정상에 도전하는 두산에게는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