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시 가야해. 저기까지 금방이지 뭐”
지난달 28일 방송된 JTBC 예능 ‘트래블러’에서 류준열이 쿠바의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달리며 한 말이다.
류준열은 이날 “여행 중에 내가 꼭 챙기는 것이 있다면 일출과 일몰”이라며 “쿠바에서도 꼭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일출을 보러 나섰음에도 혹시나 놓칠세라 불안해했다.
결국 그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해가 뜨는 것을 바라볼 수 있는 동쪽 지역이 아닌 그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한창 숙소 검색을 마친 그는 뭔가 잘못 됐다는 것을 느끼며 “여기 있으면 안 되고 삥뜯긴 그곳으로 가야할 거 같다. 저기로 뛰어야 할 것 같다”면서 일출 사냥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망설임 없이 내달렸다.
결국 그는 말레꼰 광장에 아침 6시 30분쯤 도착해 일어난 지 2시간이 지나서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일출 감상에 앞서 와이파이부터 체크했던 그는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자리탐색에 나섰다. 바다가 보이는 해변 근처에 앉아서 숙소를 고르던 그는 “저는 이불보가 하얀색이면 뭔가 믿음이 생긴다”는 자신만의 기준을 전했다. 뒤늦게 쿠바에 도착할 배우 이제훈과 함께 쓸 곳이라서 한층 더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었다.
류준열은 “슬리퍼를 끌고 국립미술관에도 갈 수 있다”면서 마음에 드는 숙소를 지정해뒀다. 류준열은 첫 날 막 도착했을 때와 비교해 조금은 요령이 생겼는지 짐을 싸는 것부터 한층 빨라졌다. 여유가 생긴 그는 숙소 주인과 셀카를 찍어주는가 하면,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과도 해맑은 미소로 인사를 나눴다.
비냘레스로 가기 위해 택시 섭외에 나선 류준열은 먼저 조금 낮은 금액을 제시하며 택시기사와 흥정하기 시작했다. 택시기사가 높은 금액을 요구하자 다시 약간 올린 금액으로 흥정을 이어갔다.
그는 전날부터 쿠바에서만 볼 수 있는 ‘올드카’를 타길 원했던 바다. 택시주인을 기다리며 길바닥에 앉아 식사를 하던 류준열은 마음에 드는 은색 컬러의 올드카를 보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바나에서 2시간을 달려 비냘레스에 도착한 류준열은 “고속도로가 아닌 시골길이다 보니 중간중간에 있는 마을을 보는 재미가 있다”면서 “지금 이 햇빛이 사진찍기 너무 좋은 빛”이라며 아름다운 쿠바의 정취에 빠져들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등락을 거듭하며 혼란을 느낀 류준열은 가식 없는 여행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은근한 통쾌함을 안겼다. 그러나 그가 최후에 맞닥뜨리는 건 비판이나 불평이 아니었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여행을 즐기고 싶은 한 청년의 솔직한 고백들이었다./ purplish@osen.co.kr
[사진] '트래블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