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대화의 희열2'에서 굴곡진 인생사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백종원은 2일 밤 첫 방송된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최근 백종원은 다양한 방송에 게스트 및 호스트로 출연하며 '요식업 대부'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골목 상인들에게 노하우를 전수, 호평을 얻고 있다. 이 가운데 백종원은 '대화의 희열2'에서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자신의 어린 시절과 지난날을 담담히 풀어냈다.
시작은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백종원은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국민학교 2학년 때 꿈이나 장래 희망을 말하라고 할 때 '버섯 재배'라고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때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눈에는 버섯 재배가 투자 대비 수익이 좋아 보였다. 지나가다 봤는데 어떤 아저씨가 아무것도 없이 나무에 물만 뿌리면 된다고 했다"며 떡잎부터 장사에 관심을 보였던 비화를 밝혔다.
이어 드러난 그의 본격적인 장사 첫 경험은 음식이 아닌 '중고차 딜러'였다. 특히 백종원은 수완을 인정받아 승승장구 하던 중 자신이 중고차를 팔았던 손님에게 따귀를 맞았던 일을 고백해 충격을 자아냈다. 알고 보니 중고차 회사에서 주행 거리와 사고 여부 등을 모두 속여 팔게 했던 것.
백종원은 "그때 너무 당황스럽고 미안했다"며 "처음으로 장사에 대한 책임감을 배웠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선 자신이 자세히 알고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백종원은 "그 길로 바로 접고 다른 걸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가 처음으로 음식 장사에 발을 들인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아르바이트 삼아 들어간 호프집이었다. 백종원은 한 할머니가 소일거리 삼아 시작한 호프집에서 주변 상권에 치킨집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발견한 뒤 인근 아파트 단지들에 전단지를 뿌렸다고 했다. 그는 "전단지를 집집마다 꼽고 돌아오는 길에 가게 전화에 불이나기 시작했다"며 "그때 처음으로 내가 예측한 대로 손님들이 반응하는 것에 쾌감을 느꼈다. 무슨 사고친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늘어난 손님들에 부담을 느낀 할머니가 장사를 접은 뒤 가게 경영권을 받았다. 신임을 얻은 결과 대학생의 적은 권리금에도 가게 경영을 선뜻 넘겨받은 것. 그 뒤로 백종원은 대학 후배, 동기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부릴 정도로 가게를 성공시켰다. 흔히 20대 초반 청춘이 관심 갖는 연애보다 사업과 낚시에 관심이 컸다는 여유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종원은 요식업에 선뜻 뛰어들지 않았다. 그는 "내 일은 기업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것도 없이 머리에 뭐만 들었던 것"이라며 공부도 하지 않고 제대로 모르던 인테리어 회사를 시작한 비화를 밝혔다. 이후 그는 목조주택 수입까지 사세를 확장했으나 IMF 때 환율이 급등하며 끝없는 적자에 허덕였고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그런 백종원을 일으켜세운 것은 결국 음식 장사였다. 백종원은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던 중 우연히 인수한 쌈밥집에서 소위 '대박'을 쳤다. 그는 지금까지 함께 하는 '부산 아줌마'와의 첫 만남을 언급하며 부산 아줌마가 만든 막장으로 된 쌈밥이 아닌 자신이 만든 쌈밥으로 손님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일을 설명했다. 이어 "내가 만든 대로 손님들이 계속 주문을 하는 게 그렇게 희열이 오더라. 그때 희열은 돈이었다"며 눈을 번뜩였다.
백종원은 "사업이 망하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때 어디 갈 데도 없어서 쌈밥집으로 채권자들을 불러 모았다.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나 이제 이 쌈밥집 하나 남았다'면서 '마지막으로 날 믿어주면 이 식당으로 다시 성공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어음을 연장해주고 급한 빚은 일수와 사채로 갚았다"고 털어놨다.
그때 생긴 빚만 당시 돈으로 17억 원에 달한 터. 현재 성공한 사업가 백종원의 과거에 드리운 실패의 그림자는 그 자체로 듣는 이들의 충격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나아가 대체할 수 없는 극적인 인생사로 시청자들의 귓전을 붙들었다.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인물의 인생사가 '대화희 희열2' 포문을 열었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