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장사의 신이다. 백종원이 '대화의 희열2' 첫 게스트로 등장, 장사의 신이 되기까지의 인생 스토리를 공개하며 큰 감동과 울림을 전했다.
백종원은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2’에 첫 번째 게스트로 출연해 지금까지 공개한 적 없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백종원이 등장하자 유희열은 "지금까지 본 사람들 중 가장 연예인 같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홍탁집 아들에 대한 질문에 "오늘도 연락을 했다"며 어느 새 수제자가 된 홍탁집 아들에 대한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물론 새벽마다 오는 문자에 잠을 제대로 못 잔다고 푸념하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서로 자극을 받고 의지를 하게 된다며 긍정적인 효과를 전했다. 또 백종원은 진정한 장사꾼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버섯농사가 꿈이었다는 어린 백종원은 이미 떡잎부터 타고난 장사꾼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갔을 때, 공병 수집을 해 돈을 벌었고 이 돈을 기부까지 했다는 그다. 또 대학 다닐 때는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치킨 배달 된다는 전단지를 돌리기 시작했다고. 배달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당시, 전단지를 돌리자마자 전화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주인 할머니를 대신해 백종원이 직접 영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백종원의 장사 첫 걸음은 중고차 딜러였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요식업이 아니라 더욱 의외였던 과거였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손쉽게 중고차를 팔았던 백종원은 고객에게 따귀를 맞고 충격을 받았다고. 업체 말만 믿고 판 자동차는 운행거리와 사고 이력 모두 속인 허위 매물이었던 것. 백종원은 이러한 실수를 통해 소비자에 대한 책임, 내가 파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 소비자의 신뢰 회복 등에 대한 값진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장사의 가치를 처음으로 깨달은 백종원은 거대 기업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꿈 때문에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했다.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던 그는 전화기만 놓으면 전화가 걸려올 줄 알았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 좋아하는 일에 있어서는 머리 회전이 빨랐지만, 그 외에의 것에서는 정반대였다. 그런 가운데 백종원은 그냥 지나가다시피 했던 말 때문에 쌈밥집까지 운영을 하게 됐다. 대패 삼겹살을 시작하게 된 계기 역시 '우연' 그 자체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좋았던 건 아니다. 장사를 하면서 자존심 상하는 일도 많이 겪었던 백종원은 목조 주택 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큰 실패를 맛보게 됐다. 무려 17억의 빚과 사람에 대한 실망으로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맛있는 음식 덕분에 생각을 바꾼 백종원은 마지막 남은 쌈밥집에 매진했고 포장마차까지 확장했다. 장보기부터 서빙까지, 하루 4시간만 잤던 그는 "몸은 힘든데 재밌었다. 부를 누려서가 아니라 이자를 감당하면서 행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백종원은 대학 시절 유일한 취미였던 낚시 역시 수익을 따져서 했다고. 그러면서 과거 외모를 언급하며 셀프 디스를 하는 동시에 소유진과 결혼할 당시 '조폭설'이 돌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분명 당시에는 힘들고 괴로운 일들의 연속이었을테지만, 백종원은 시종일관 담담했다. 아무도 몰랐던 그의 사업실패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백종원의 인생이 녹록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요식업계의 대부라는 현재의 자리가 실패를 딛고 일어선 노력의 결과였음을 증명한 것. 그 속에서 쌓은 장사에 대한 철학은 백종원이 진정한 장사꾼, 그리고 장사의 신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이유가 됐다.
백종원의 솔직한 고백 덕분에 이날 '대화의 희열2'은 시즌1을 통틀어 자체 최고 시청률 5.2%(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parkjy@osen.co.kr
[사진] '대화의 희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