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자숙 기간을 가졌던 가수 호란이 OBS '웅산의 우연한 라이브'에 출연했다. 약 2년 반만의 방송 출연이었다.
호란은 지난달 25일 방송된 OBS '웅산의 우연한 라이브'에 출연해 근황 토크와 라이브 무대를 가졌다.
본격적인 방송에 앞서 호란은 지난 2016년 9월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데뷔 때보다 더 긴장된다"며 입을 뗀 호란은 "사실 어떤 식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맞나 하는 고민도 많이 들었다. 말 한두 마디로 전해질 수 있는, 쉽게 털어낼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참 많은 분들이 실망하셨고 분노하셨고 슬퍼하셔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웅산은 호란에게 "방송 출연 후 비난과 질책이 있을텐데 괜찮겠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호란은 "섭외 연락을 받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무섭기도 하고 '지금 내가 얼굴을 내밀어도 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전 미팅을 하지 않냐. 그때 제가 제작진들께 '괜찮겠냐'고 여쭤봤다. 누를 끼치면 어떡하나 싶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저를 좋아해 주셨던 분들에게서 좋아하는 대상과 위안거리를 뺏어간 거더라.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수가 없었다. 조용하게 지냈고 그게 제가 보여야 할 모습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방송 출연을 확정지을 때, 호란은 제작진 측에 자신의 과오를 미화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혼날 건 호되게 혼나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고.
호란은 자신의 잘못과 여전한 비판에 대해 "평생을 안고 가야 할 과오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햇수로는 3년이고, 만으로는 2년인데 계속 생각했다. 앞으로 어떻게 내가 날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면서 "어떤 식으로 얘기해야 왜곡되지 않을지 두려웠다. 혹시나 뭔가 방송을 이용하는 모습으로 보이진 않을까 걱정됐다. 그렇게 보이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왔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호란은 2016년 9월 29일 음주운전으로 접촉사고를 냈다. 해당 사고로 성동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앞서 2004년, 2007년에도 음주운전을 한 전적이 있던 호란은 '음주운전 삼진아웃' 제도로 2년간 면허 취득도 제한됐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 게스트로 출연해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OBS '웅산의 우연한 라이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