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자연의 동료 배우 윤모 씨’로 그날을 폭로했던 윤지오가 자신의 이름 석 자와 얼굴까지 공개하며 다시 한번 진실을 알리기 위해 용기를 냈다.
윤지오는 지난해 6월 28일과 29일, 이틀간 JTBC '뉴스룸'을 통해 2008년 6월, 고 장자연과 함께 소속사 대주주의 생일파티에 갔던 일을 폭로했다. 장자연의 성추행 가해자로 당시 조선일보 기자였던 조 씨를 지목했고 “조 씨가 탁자 위에 있던 장자연을 끌어당겨 성추행했다”고 알렸다.
그는 "저 사람들과 어깨동무하고 춤추는 게 싫었다. 역겹고 더러웠다. 아빠보다 나이 많은 사람한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장자연 언니한테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 때 장자연은 "아기야, 너는 진짜 발톱의 때 만큼도 모르는 거야"라고 했다고. 윤지오는 "그땐 그 의미가 뭔 줄 몰랐다. 나중에 화장실에서 언니랑 둘이 있을 때 소속사를 어떻게 나갔냐고 나도 나가고 싶다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인터뷰에서 윤지오는 ‘장자연의 동료 배우 윤모 씨’라고 얼굴과 이름을 숨긴 채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고 장자연이 받은 고통과 상처를 낱낱이 폭로하며 “언니가 성접대를 거부한 뒤 금전적으로 힘들어했다. 모든 경비를 본인이 댔다. 고통에 시달렸다”고 부연했다.
또한 “당시 검찰이 가해자로 지목된 조 씨를 믿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전 갓 20살을 넘겨서 사리판단 하지 못했지만 제가 느끼기에도 이상하다는 느낌 받았다. 조사 후 나중에 알았는데 그분의 배우자가 검사 측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에 힘을 실었다.
윤모 씨로 그날을 폭로했던 윤지오는 죽어서도 고통 받는 고인과 여전히 당당한 가해자들 사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신을 드러냈다. 지난해, 9년 만에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한 만큼 자신이 도움이 되도록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반 년이 훌쩍 지나고서도 여전히 그날의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그래서 윤지오는 5일 오후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얼굴과 실명까지 공개하고 인터뷰에 나섰다. 국민들이 힘을 실어준 국민청원에 힘입어 용기를 냈다는 것.
그는 장자연 리스트를 목격했다며 “한 언론사 동일한 성을 가진 세 명의 이름을 봤다”고 했다. “문건을 작성할 때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언니가 그 리스트는 세상에 공개하고자 쓴 문건이 아니라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 썼던 것 같다”는 것.
또 그는 당시 13차례나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수박 겉핥기 식이었다고 털어놨다. 성추행 관련 혐의자들은 무혐의로 풀려나지만 본인은 미행 당하고 있는 상황이 석연치않았다고 호소했다. 고인의 사망 10주기를 앞두고서 이제라도 제발 책임자는 처벌하고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싶다는 진심이었다.
이 같은 그의 폭로 덕에 장자연 사건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러나 여전히 진실은 안갯 속에 있다. 대중의 관심은 변함없이 장자연 리스트를 향해 있지만 가해자들은 숨어 있고 목격자만이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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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