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게 불러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게 듣고 있다.”
배우 박정민(33)이 5일 오후 생방송된 YTN 뉴스 ‘뉴스Q’에 출연해 자신을 향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박정민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좋은 영화를 만들려고 모두가 애쓰고 노력을 했으니까, 성적을 떠나서, 그 영화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분들이 얼마나 계실까하는 설렘과 두려움이 있다”고 신작 영화를 내놓을 때마다 드는 생각을 전했다.
그는 올해 3.1절 100주년을 기념해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 2016)가 재조명된 것에 대해 “삼일절이나 광복절에 TV에서 상영을 해주는데 자의 반 타의 반 본다. 그럴 때마다 '동주'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느냐’는 앵커의 물음에 “실존 인물을 다루는 영화고 잘 알려진 윤동주 시인과 그 옆에 있던 송몽규(열사)를 다루는 것이라 조심스러웠다”며 “허투루 연기하면 그 분과 후손들이 불쾌하게 여길 수 있어서 조심스러웠다. 특히 송몽규 선생님은 제가 잘못 소화하면 (몰랐던 분들이)오해하실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송몽규 열사를 준비한 과정에 대해 “실존인물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분들이 (실제)공부하셨던 책들을 봤다. 완벽하진 않겠지만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간도 사투리를 소화한 과정에 대해서도 전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다가, 배우들끼리 (사투리)톤을 맞추는 데 주력을 했다”며 “(배우들끼리 사투리) 동영상을 공유했다. 서로 나누어 보면서 ‘우리끼리 맞춰보자’고 말했었다”며 “완벽하게 사투리를 구사하면 (관객들이)알아듣기 어려울 수 있어서 배우들이 톤을 맞춰서 보는 분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하자는 게 목표였다"라고 회상했다.
박정민은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 2019)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이 영화는 어제(4일)까지 218만 5699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하며 순항 중이다. “저는 영화 안에서 관객분들이 감정을 따라갈 수 있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중간까지 영화가 갖고 있는 특색이라고 해야 될까? 서스펜스를 많이 유발을 시켜야 하는 인물이기도 해서 그런 것들을 중점적으로 연기했다”라고 캐릭터 나한을 분석하고 표현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검은 사제들'(2015)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4년 만의 차기작 ‘사바하’는 오컬트 영화로 스릴러, 미스터리, 범죄 등이 적절이 배합된 복합 장르를 띤다. 박정민은 “오컬트 영화라는 건 초자연적인 현상에 따라서 거기에 있는 악마나 악령들이 나오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바하’ 같은 경우 미스터리하고 어떻게 보면 추리물에 가까운 영화”라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오컬트적인 요소들이 긴장감을 일으키거나 공포감을 조성하는 건 있지만, 기본적인 테두리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관객들이 무서운 영화라는 편견이 생기실까(걱정이다.) ‘저 영화는 무서운 영화니까 패스’ 이렇게 받아들이시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오컬트 영화는 아니고 미스터리 스릴러적인 요소가 많은 영화인 거 같다. 미스터리한 추리물에 가깝다”고 규정했다.
박정민은 “장재현 감독님이 만든 하나의 세계관, 그리고 종교를 다루는 영화이기 때문에 종교 문제에 대해서 민감하게 생각을 하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주의를 했던 건 조금 덜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현재 종교를 갖고 계신 분들이 언짢으면 안 되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심스럽게 접근을 했던 것 같다. 영화에 나오는 박목사(이정재 분) 캐릭터가 본인이 믿고 있는 신에 대해 한때 의심을 하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한다. 그건 제가 맡은 나한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그런 과정들이 ‘믿는 존재에 대해서 어쩌면 조금 더 건강하게 다가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쾌한 영화는 아니기에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장재현 감독은 영화에서 불교와 기독교 사상을 기반으로 가상의 신흥종교 사슴동산을 창작했다.
박정민은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모르겠다. 그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서진 않았는데 좋은 영화를 만드는 배우이기 이전에 좋은 영화를 만드는 한 명의 영화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라며 "계속 그렇게 영화를 만들어나가는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뉴스Q'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