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당연, 연애보단 연기"..여진구, 한 떨기 스물셋 '진짜 오빠' 태가 나네 (종합)[Oh!커피 한 잔]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9.03.06 12: 52

“‘여진구 오빠’는 풀네임이죠.” 배우 여진구의 대표적인 수식어다. 1997년생인 그는 아역으로 데뷔했지만, 일찌감치 연상의 시청자 마음까지 빼앗은 남자 배우로 성장했다. 이제는 어느덧 스물 셋인 여진구는 작품에서 치명적인 매력까지 내뿜는 ‘진짜 오빠’가 됐다.
6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는 여진구가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극본 김선덕, 연출 김희원) 관련 인터뷰를 갖고 작품에 대한 여운을 털어냈다.
여진구는 “두 작품을 끝난 느낌이다. 두 작품 넘게 배운 것 같고 이번에 촬영하면서 감독님 뿐만 아니라 선배님들, 스태프들 한분한분 큰 열정을 가지고 사랑을 가지고 촬영해주시고 현장 분위기도 이렇게 좋았던 적이 처음이었다. 호흡도 잘 맞았다. 덕분에 생각지도 못했던 나이에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에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났다. 이 작품을 통해서 열심히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뜻깊은 작품이었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왕이 된 남자’는 잦은 변란과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에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 중기, 임금 ‘이헌’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 ‘하선’을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무엇보다 천만 영화 ‘광해’에서 모티브를 얻은 리메이크 드라마로 큰 주목을 받았다. 원작이 있는 경우에 초반 큰 관심을 모으는 데에는 용이하지만 그만큼 원작과의 비교에 부담감이 쏟아질 수 있을 터. 그러나 ‘왕이 된 남자’는 원작의 서사를 변주하며 드라마 ‘왕이 된 남자’만의 서사를 그려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나 이규가 광대 하선을 위해, 또한 새로운 세상과 백성을 위해 진짜 임금인 이헌을 죽이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남기도.
여진구는 "이미 원작을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었다. 오히려 원작을 알고 있어서 어떻게 새롭게 표현할까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런데 거의 새롭게 재창조해서 감독님도 저에게 바라신 점이 ‘부담스럽겠지만 한번 새로운 걸 만들어보자’고 하셨다. 그런 말씀에 부담감도 덜고 새롭게 생각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있다”며 “원작과는 다른 어떠한 1인2역과 광대와 임금이라는 설정은 같지만 새로운 나이대에 새로운 에너지를 가진 인물이 탄생했다고 느껴서 되게 기분이 좋더라”고 전했다.
여진구는 극중 광대 ‘하선’ 역과 조선의 임금 ‘이헌’ 역을 맡아 1인 2역을 선보였다. 하선은 임금 양반 두려워 않고 노는 광대로, 도승지 이규(김상경 분)와 계약을 맺고 가짜 임금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조선을 만들기 위한 이규의 큰 그림에 움직이는 말이었다면, 이헌에게는 없는 면모로 점차 그의 마음을 움직이며 성장하게 된다.
여진구는 1인 2역 연기에 대해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어떻게 그림이 완성이 될지 상상이 안 되게 힘들었다. 어떠한 실체와 연기하는 게 아니라 제 모습을 생각하면서 연기를 해야 하다 보니까 쉽지 않더라. 근데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다. 이헌과 하선이 붙을 때 신들을 연습하고 구상하면서 확실히 신의 흐름이나 계획이라거나 많이 생각하게 됐고, 보통 한 신에서 액션을 하든 리액션을 하든 둘 중 하나를 하면 되는데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야하는 작업을 하다 보니까 그래서 배움이 컸던 것 같다”며 “저한테 어렵게 다가왔던 건 오히려 하선이었다. 오히려 표현하기 어렵더라. 촬영할 때는 이헌이 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이헌은 드러내고 확고하고 존재감이 확실한 캐릭터여서 그런 표현을 하는 것에 있어서 어색함을 느꼈던 것 같은데 오히려 하선이 사람의 미묘한 변화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더라. 자칫 잘못하면 주변 인물과 휘둘려 보다 보니까 크게 뭐가 변한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줄까봐 후반부에 갈수록 하선이 변해가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그 작업이 오히려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여진구가 1인 2역으로 나선 만큼 작품 내 그의 역할은 클 수밖에 없었을 터. 1회 시청률 5.709%(닐슨코리아 케이블 기준)로 시작해 13회에서 10.002%로 마의 10% 시청률을 넘으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4일 마지막 회는 10.851%로 최고 시청률 기록, 유종의 미를 거두며 여진구의 인생작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지난 4일 방송된 ‘왕이 된 남자’ 마지막 회에서는 하선이 도승지 이규(김상경 분)의 희생을 발판으로 삼아 반란군을 진압하고 치세를 굳건히 하며 태평성대를 열었다. 중전 유소운(이세영 분)과 궁 밖에서 눈물의 재회를 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여진구는 결말에 대해 “제 생각으로는 가장 현실적인 결말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이야기가 픽션이고 너무나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지만 버릴 수 없다는 건 사극이라는 장르이고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이 있다 보니까 너무나 행복하게만 끝났으면 좋겠다고 현장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어쩔 수 없이 타협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다. 하선과 소운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궁안에서는 많이 뻔뻔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는 마음속에서 그런 결말을 꿈꾸셨을 테지만 그것과 달리 정말 이 사람들이 살아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했을 때 조금 더 힘든 일이 있어야 행복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을까 싶어서 그렇게 쓰셨던 것 같다. 애절한 느낌이 들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속에서 간절함도 끝까지 잃지 않았고 두 인물의 운명적인 느낌도 강했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극중 이세영과의 호흡도 눈길을 끌었던 바다. 여진구는 “너무 좋았다. 너무 감사드린 점이 많았다. 알고 계시겠지만 왕오빠라고 현장에서 불러주시면서 현장에서 감정신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상태에서도 해맑게 장난치면서 촬영했다. 스타일이 다르면 그런 신들이 감정을 유지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저도 배우분들을 따라 가는 스타일인데 이번처럼 즐겁게 촬영한 적이 처음이다. 유쾌한 현장이라 큰 힘이 됐다”며 연기 호흡을 자랑하기도. 특히 이세영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이 여진구 사진으로 밝혀져 큰 화제가 된 바. 여진구는 “그때가 초반이었다. 일부러 친해지시려고 그렇게 해주신 것 같다. 처음에 저는 약간 당황스럽고 놀라긴 했는데 마음을 풀어주시려고 그러는구나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때부터 저도 많이 편하게 지낼 수 있어서 되게 감사했다.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다. 저는 차마 누나 사진을 화면으로 못 해놔서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여진구는 이번 작품으로 ‘인생작’을 얻었다. 그는 “배우로서 작품을 해나가는 작품이나 자세가 변화할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걸 배웠다. 확실히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위기도 중요할 거라고 느꼈고, 앞으로 어떻게 내가 해나가야할지 목표를 생기게 만들어준 작품이었다”고 자신에게 ‘왕이 된 남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전했다. 인생작 1등으로 꼽아도 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저는 이런 적은 처음이다. ‘왕이 된 남자’ 촬영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순위를 매기자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벌써 연기 15년차 배우다.“연기라는 게 그런 것 같다. 식상한 표현일 수 있지만 항상 배우고 있고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뭔가 질릴 수가 없더라. 계속해서 표현하는 일이다 보니까 답답하거나 응어리진 부분을 연기로 풀 수 있기도 하지 않나. 예를 들어 헌이 부수면 다음 신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연기를 도구로 삼아서 청년 여진구가 숨쉬는 부분도 많아서 연기를 하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는 여진구의 말에서는 연기를 대하는 배우 여진구의 진중한 태도가 엿보였다. / besodam@osen.co.kr
[사진] JANUS EN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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