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새 10년이 됐다.
오늘(7일)은 故 장자연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째 되는 날이다. '꽃보다 남자', '펜트하우스 코끼리'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활약했던 고인은 지난 2009년 3월 7일 갑작스럽게 세상과의 작별을 선택했다.
故 장자연의 사망하기 전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라 불리는 문건을 남겼다. 스스로 세상을 떠나며 모두에게 큰 슬픔을 안긴 故 장자연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에 충격을 안겼다. 이 리스트에는 생전 장자연이 성상납을 강요당하며 폭력까지 당했다는 폭로와 함께 유력 기업인, 연예기획사 관계자, 언론사 관계자 등의 실명이 담겨 있었다.
대중의 공분 속에 검찰은 '장자연 리스트'에 언급된 인사들의 수사에 착수했고, 문건에 이름이 언급된 인사들이 장자연과 함께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그러나 이후 흐지부지 수사는 중지됐다. 결국 '장자연 리스트' 수사는 기획사 대표, 매니저가 불구속 기소되는데 그쳤고, 이름이 제기되며 의혹이 커진 '장자연 리스트' 속 인사들은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세월만 흘러갔다.
이런 가운데 장자연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움직임은 계속 됐다. 지난해 5월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故 장자연 사건을 검찰에 재수사해달라고 권고했고,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무려 9년 만에 '장자연 리스트'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장자연 리스트'에 이름이 거론된 전직 기사 A씨를 재판에 넘겼고, 현재 1심 공판이 진행 중이다.
또한 '장자연 리스트'를 직접 봤다는 배우 윤지오, 소속사 대표 김남형이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고 故 장자연 사건 증언에 나섰다. 두 사람은 최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시 故 장자연의 사망을 둘러싼 수사가 부실하게 이뤄졌고, 그의 사망에는 또 다른 진실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파장이 커졌다.
故 장자연이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폭로한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인물인 윤지오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 발생 10년 후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어렵게 공개했다. 당시 장자연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다는 윤지오는 "당시 수사가 21살인 제가 느끼기에도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참고인 조사는 매번 밤 10시 이후에 이뤄졌고, 조사 후 귀가할 때 늘 미행이 붙어있었다"고 주장했다. 어렵게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는 윤지오는 "피해자가 오히려 책임감과 죄의식을 갖고 사는 현실이 한탄스러웠다. (장)자연 언니가 안식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장자연이 세상을 떠나기 전 옮기려고 했던 소속사의 대표 김남형도 나섰다. 윤지오와 김남형은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 문건을 폭로하려던 것이 아니라, 이전 소속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윤지오는 "문건을 작성한 것만으로도 언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라며 "(장자연이) 문서를 쓴 것은 세상에 공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 쓴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 역시 "'장자연 리스트'는 유서가 아닌 소속사를 나오기 위한 법적 대응용"이라고 주장했다.
故 장자연이 생전 작성했던 '장자연 리스트'를 직접 본 두 사람이 등장하면서 '진실게임'에는 더욱 불이 붙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 만의 일이다. 강산이 한 번 바뀐 시간이 지난 지금, 故 장자연을 둘러싼 진실이 이제는 밝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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