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류준열이 술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현재 방송 중인 JTBC 예능 '트래블러'에서 지금껏 살아오며 마신 술보다 쿠바에서 마신 술이 더 많다는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었다. 또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쿠바가기 전까지 마신 술보다 쿠바에서 2주동안 마신 술이 더 많다'고 털어놨던 바.
류준열은 7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평소 저는 술을 즐기진 않지만 그렇다고 경계하진 않는다. 쿠바에 가서는 그 나라 사람들과 당시의 분위기가 좋았고, 제가 재미있게 읽었던 '노인과 바다'를 쓴 작가 헤밍웨이가 그 책을 그곳에서 썼기에 즐겁게 마시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류준열은 예능 '트래블러'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데, 이달 20일 개봉하는 영화 '돈'을 통해 '뺑반'에 이어 두 달여 만에 컴백한다. "이 영화를 하면서 촬영장을 뛰어 다녔던 거 같다. 보통 저는 ‘컷’ 소리가 들리면 바로 모니터를 확인하는 편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확인하기 위해 더 자주 뛰어 다녔던 거 같다. 영화라는 게 어떤 면에서 보면 시간과의 싸움인 거 같다. 그런 부분에서 애썼다”라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제 분량 자체보다 당시 분위기, 배우들과 감독님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느낌이 남달랐던 거 같다"며 “선배님들은 보통 촬영 중 연기 얘기를 많이 하시진 않는다. '도사님'들이라서 서로 눈빛만 봐도 딱딱 호흡이 맞는다. 하지만 이번 현장에서는 특별히 ‘나는 이렇게 준비했다’는 등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마치 학생 때 고민하면서 연기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라고 전했다. 류준열은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 이후 '돈'의 촬영을 시작했다.
류준열은 “배우로서 작품, 캐릭터를 대할 때 '내가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선배님들이 ‘영화는 그 날 촬영을 마치고 그 날 저녁에 배우들끼리 모여서 한 잔 하는 기분이 좋다'고 하셨는데, 저도 ‘돈’을 찍으면서 그런 기분을 느꼈다. 물론 평소 술을 즐기진 않지만 경계하진 않는다. 이번에도 자리를 즐겼다. 서로 ’오늘 수고했고 내일은 또 어떻게 찍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자리에서 그 기분을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류준열은 “초심으로 돌아갔다기 보다 영화 속 인물에 대한 집중을 하게 됐다. 저는 환절기에 둔한 편이었는데, 갈수록 예민해지는 거 같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가? 그 날의 현장 분위기, 그 날의 상태에 따라 요즘엔 달라지는 듯하다”라고 했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건가?(웃음) 사람이 좋은 쪽으로 변해야겠지만 (배우로서도)변해가야 하는 거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류준열 주연의 영화 ‘돈’(감독 박누리,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사나이픽처스・영화사 월광)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브로커 조일현이 여의도 최고의 작전 설계자 번호표를 만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여러 개의 작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3년 출간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지만 감독의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작품으로 태어났다.
이 영화에서 류준열은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주식 브로커 조일현 역을 맡아 열연했다. 평범한 신입사원에서 돈을 차지한 후 기세등등해지기까지 일현을 표현한 류준열의 얼굴이 다양하다.
류준열은 “저는 레퍼런스는 없는 거 같다. 캐릭터에 저를 참고하려고 한다. 원작 책도 안 읽었고 감독님도 따로 보라는 얘기도 안 했다”면서 “저는 캐릭터에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현이라는 인물에 더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안 되는 데 애썼다는 느낌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가령 가까운 사람들끼리도 점점 멀어지는 순간이 있지 않나. 상대의 마음이 전달이 안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순간이 있나. 특히나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는 얇은 벽만 생겨도 멀어지는데, 일현을 표현하면서 그런 부분에 다가가려고 했던 거 같다”고 전했다.
전작들 속 캐릭터들과 비교한 그는 “달라졌다기 보다 결이 더 섬세해진 것 같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좀 더 집중해서 표현했던 거 같다”며 “'돈'을 만나고 나서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한층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려고 애쓴 거 같다”고 말했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